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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4대 빅테크의 자본 지출 총액은 2023년 1510억달러, 2024년 2460억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지출액은 전년보다 63% 급증한 것으로 역대 최고액이다. 투자액 대부분이 AI 대규모언어모델(LLM) 연구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 AI 칩 클러스터 등 AI 관련 인프라에 투입됐다.
지난달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오픈AI의 18분의 1의 비용으로 비슷한 성능의 챗봇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돈 낭비’라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지만, 4대 빅테크는 올해도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른 투자액은 320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추산된다.
4대 기업 중 올해 가장 많은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곳은 아마존이다. 이 회사의 앤디 제시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자본 지출은 10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는 2023년 480억달러의 두 배 이상이며, 지난해 770억달러와 비교하면 약 30% 급증한 것이다. 제시 CEO는 “우리는 AI 등 상당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출의 대부분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 및 서버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지난 4일 올해 AI 및 관련 인프라에 7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530억달러에서 42% 급증한 금액이다. 피차이 CEO는 “AI는 그 어느 때보다 큰 기회이며, 우리는 그 그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딥시크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투자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촉진해 AI에 대한 수요를 늘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MS 역시 AI 혁신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지난달 다보스포럼에서 “애저를 구축하는 데 800억달러를 쓸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스타트업 오픈AI에 대한 초기 지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투자) 속도를 늦추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MS는 오픈AI에 13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최대 주주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해 400억달러에 이어 앞으로 AI 부문에 수천억달러를 더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 “뉴욕 맨해튼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큰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비상장사인 오픈AI가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협력해 미국 내 AI 인프라에 초기 1000억달러를 투자하고, 향후 4년 간 최대 5000억달러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RBC캐피털마켓의 리시 잘루리아 분석가는 “언젠가 AI의 겨울이 오겠지만, 리더가 될 위치에 있다면 가속 페달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FT는 딥시크 쇼크에도 빅테크 수장들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AI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우려를 일축시켰다고 평가했다. 컨설팅업체인 프레시도의 클라우드 전략 부사장인 제프 피어슨은 “성장은 조금씩만 진행되고 있지만 투자 의욕은 꺽이지 않았다”며 “투자 수익이 먼 것처럼 보여도 그들은 계속 전진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