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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일자리연대·이데일리·이데일리TV가 주최한 ‘2025년 제1회 좋은 일자리 포럼’에 참석한 이재갑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내세운 주 4.5일제에 대해 “장시간 근로를 줄이는 건 정부 정책의 목표이긴 하지만, 법률(근로기준법)을 개정해 근로시간을 줄이는 건 AI시대 근로시간 유연화와 거리가 멀다”고 했다. 획일적으로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노동시장 전체를 유연화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의미다.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은 “근로시간을 다룰 때 법을 바꾸는 건 신중해야 한다”며 주 4.5일제를 법제화해 모든 산업에 적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유연화에 방점을 찍으면 사용자 위주 정책으로 획일화하지만, 변화하는 기술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긍정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조발제를 맡은 조준모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AI가 본질적으로 유연성을 요구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조 교수는 “AI 시대엔 노동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안전성을 유연성 앞에 강조하는 노동시장 모델을 추구해야 한다”며 “근로시간 자기결정권 확대와 일자리 통합 지원 시스템 구축 등에 나서 노동시장 유연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재갑 전 장관 역시 AI 시대 노동시장 변화에 노동자들이 잘 적응하기 위해선 노동시장 자체의 ‘구조적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과거 유연성이란 말이 기업 수요 관점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많이 쓰였다면, 지금은 노동자가 일자리 전환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AI 시대에는 유연화된 노동 환경에 알맞은 새로운 노동법과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권혁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교수는 “AI 시대 노동의 의미 자체가 달라지고, 유연화와 초개인화 등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할 것”이라며 “이를 대비해 미리 새로운 노동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