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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정책 가시화…韓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장영은 기자I 2025.02.12 14:46:33

씨티 "철강·알루미늄 관세, 韓 GDP 0.11~0.22% 감소
상호관세는 농추수축산물 부과 가능성…영향은 미미
노무라 "트럼프, 韓 자동차 겨냥할 가능성 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예고했던 관세 정책이 하나 둘 가시화 되고 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데 이어 늦어도 현지시간으로 12일 상호 관세 조치도 발표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AFP)


트럼프 관세 정책의 표적이 우리나라 기업들이 될지 모른다는 경계감이 높은 가운데,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가 우리나라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최대 0.2%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전날(11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철강’. ‘철강 제품’, ‘알루미늄과 그 제품’ 등의 한국 수출량에서 미국은 각각 7%, 31%, 20%씩을 차지한다면서, “25% 관세 부과로 수출을 통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1년 동안 GDP의 0.11~0.22%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한미가 철강 수출입 관련 쿼터제에 합의한 바 있는 점을 들어 향후 관세율에 대한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는 당시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과정에서 철강 관세 25%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도입하기로 한 바 있다.

상대국의 관세율 수준에 맞춰서 동등한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 관세 시행에 따른 국내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애초 상호관세의 주요 타깃 자체가 인도와 유럽연합(EU)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국가가 미국에는 낮은 관세로 수출하면서 미국산 제품에는 높은 관세를 매기기 때문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한국산 채소·과일, 축산물과 식품 등 특정 품목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면서도 “식품 관련 수출에서 미국의 비중은 전체 수출의 0.3%, 대미 수출에서 1.5%에 불과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노무라증권도 “아시아권에서 보면 인도, 태국, 중국 등 신흥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에 대한 상대 관세율이 높아 상호관세율이 높아질 위험이 있는 반면, 한국과 싱가포르 등 선진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어 위험이 낮다”고 진단했다. 관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산 수입 제품의 평균 관세율은 1.12%다.

산업별 한국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 왼쪽부터 자동차, 가전제품, 배터리, 컴퓨터(SSD), 자동차 부품, 일반 기계, 화장품, 의약품, 철강, 석유, 석유제품,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조선, 평판디스플레이. (자료= 씨티)


다만. 미국이 상호관세 적용 품목을 확대하거나 미국에서 많이 수입하는 한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율을 높이려 할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이 받을 충격이 커질 수 있어 방심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박정우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철강에 관세를 부과했고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를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미 FTA를 폐지하고 (한국산) 반도체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미국의 관세 정책은 여전히 중기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자동차와 가전제품 수출량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9%로 절반에 달했고, 배터리는 47%, 컴퓨터(SSD)는 4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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