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달 사이 유럽의 주요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인정받은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범주다.
유럽 전역에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향한 대규모 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프랑스와 영국, 독일을 중심으로 생성형 AI와 자동화, 데이터 인프라 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몰리면서 ‘유럽판 AI 르네상스’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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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설립된 엔에잇엔은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인 디지털 업무를 자동화하는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직접 코딩하지 않아도 여러 앱과 서비스를 연결해 자동 작업을 구현하도록 한다. 회사는 현재 23만명 이상의 활성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연간 반복 매출(ARR)은 4000만달러를 넘겼다.
최근 유럽에서 조 단위 밸류를 인정받은 AI 스타트업은 엔에잇엔에만이 아니다. 지난달 프랑스의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사 미스트랄AI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등으로부터 17억 유로(약 2조5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 117억유로(약 19조원) 규모의 밸류를 인정받았다.
이밖에 영국의 AI 데이터센터 스타트업 엔스케일도 지난 9월 11억달러(약 1조5629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면서 유럽의 AI 붐에 불을 지폈다. 엔스케일이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30억달러(약 4조2633억원)다.
유럽발 AI 투자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유럽 AI 스타트업에 유입된 글로벌 자금은 177억유로(약 29조원)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 각국 정부의 ‘AI 주권’ 강화 움직임과 더불어 산업 현장 중심의 버티컬 AI 수요,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유럽 집중 투자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현지 자본시장에선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유럽이 AI 강국으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유럽이 AI 분야에서 제 3의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략적 흐름이 투자 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 유럽을 단순한 AI 후발주자로 보기 어려워진다”며 “제조·에너지 등 실물 산업을 기반으로 한 AI 생태계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