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스포츠에 이어 게임·e스포츠 산업까지 손을 뻗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세계적인 슈퍼스타를 자국 구단에 영입한 데 이어, 이번에는 온라인 축구 게임 ‘피파’ 운영사까지 품에 안았다. 사우디 국부펀드 PIF는 최근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축해 축구 게임 피파로 유명한 일렉트로닉아츠(EA)를 인수했다.
사우디는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산업 투자 확대는 물론, ‘게임·e스포츠 글로벌 허브’ 구축을 목표로 내세워왔다. 이번 빅딜로 게임·e스포츠 산업 전반에서 사우디의 존재감이 확실해지면서, 향후 어떤 빅딜이 탄생하게 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
이번 인수 방식은 레버리지 바이아웃(LBO·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이다. 사상 최대 LBO로 현금 360억달러(약 51조 1776억원), 사우디 국부펀드가 이미 보유한 EA 지분, JP모건으로부터 조달하는 부채 200억달러(약 28조 4320억원)를 합쳐 딜(deal)이 진행됐다. 인수자들은 오는 2027 6월에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EA를 비상장기업으로 전환한다. 이번 거래로 EA 주주들은 주당 210달러(약 30만원)를 받게 된다.
이번 거래는 제러드 쿠슈너 어피니티 파트너스 창업자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우디 PIF가 그간 꾸준히 EA 지분을 사들여 온 만큼 이번 인수를 통해 게임·e스포츠 산업에 공 들이는 사우디의 통큰 면모도 재조명되고 있다. PIF는 EA 지분 약 10%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PIF가 비전 2030 실현의 일환으로 2022년부터 게임 분야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기에 가능했다.
PIF는 산하에 게임 전문 투자회사 사비 게임즈 그룹도 두고 있다. 사비 게임즈는 세계 최대 규모 e스포츠 기업 ESL과 영국 e스포츠 플랫폼 페이스잇(FACEIT)을 인수해 ESL 페이스잇 그룹(EFG)으로 합병시켰다. 글로벌 최대 e스포츠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글로벌 e스포츠 올림픽도 개최하며 관련 산업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에 더해 게임 제작·유통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 모바일 게임사 스코플리를 인수했고, 이후 올해 3월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등으로 유명한 미국 게임사 나이앤틱의 게임 사업부를 스코플리를 통해 35억달러(약 4조 9763억원) 규모로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e스포츠 산업에 대한 사우디의 투자, M&A 거래가 계속해서 활발할 거라고 예상한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e스포츠 산업은 PIF가 주요 투자 분야 중 하나로 소개할 만큼 집중하는 분야”라며 “지역 경제 다각화와 투자 수익률 높이기에 탁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어 향후 빅딜이 이뤄질 거로 예상되는 분야 중 하나로 기대받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