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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같은 ‘K경영’ 장점 살려야…통찰경영 필요한 때”

김정유 기자I 2025.02.18 15:09:34

‘홈플러스 초대회장’ 이승한 N&P 회장 출판간담회
패러다임 대전환기 속 통찰경영 필요성 강조
구성원 한 방향 갈 수 있는 통합력 보여줘야
韓 해외 제도 도입시 로컬화 “비빔밥 같은 장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다른 나라의 뛰어난 요소를 받아들여 ‘비빔밥’처럼 비벼 가장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능력, 이것이 ‘K경영’의 핵심입니다. 우리도 이제 통찰력과 통합력, 두 가지 핵심 요소를 기반으로 한 통찰경영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이승한 넥스트앤파트너스 경영연구그룹 회장이 18일 강남 북쌔즈에서 출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이승한 넥스트앤파트너스(N&P) 경영연구그룹 회장은 18일 서울 강남 복합문화공간 북쌔즈에서 경영지침서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K-경영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된다’ 출판 간담회를 열고 “우리는 지금 성장과 추락의 갈림길에 서 있는데, 통찰의 경영학으로 패러다임 변화에 대처한다면 K경영의 기적을 다시 쓸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1970년 삼성그룹 공채 11기로 입사해 당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팀장으로 삼성이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탈바꿈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7년 삼성물산 유통 부문 대표에 취임하고, 1999년부터는 홈플러스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회장으로 15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그는 유통업계 꼴찌로 출발한 홈플러스를 10년만에 매출 12조원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유통업계의 산 증인으로 꼽힌다.

2018년 퇴직 후엔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N&P 경영연구그룹을 창업, 현재는 후학 양성과 기업인들에 대한 멘토링,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 출간한 경영지침서도 최근 패러다임 대전환기 속 위기를 맞은 한국의 상황을 통찰하고 미래 경영의 길을 제시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다.

이 회장은 “서구문물 도입 유무에 따라 일본에 뒤처졌던 한국이 1960년 이후 시작된 경제발전으로 이젠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고 지난해 기준 1인당 국민소득으로도 일본을 앞지르는 시대가 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패러다임 대전환기 속에서 자칫 한국도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처럼 추락할 수 있다. 새로운 ‘운명의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운명의 순간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으로 통찰경영을 꼽았다. 그는 “통찰경영의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는 통찰력과 통합력”이라며 “과거, 현재,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들을 종합한 통찰력을 통해 계획이 세워지고, 이를 한 방향으로 실행까지 옮기는 것은 통합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든 정부든 비전과 목표를 세워주면 구성원의 20%는 필요한 일을 하지만 나머지 80%는 쓸데없는 일을 한다”며 “결국 통합이 안 되는 것인데, 현재 우리에게 통찰과 통합력을 중심으로 한 통찰경영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설명하는 통찰경영은 △변화 감지 △목표 수립 △전략 수립 △행동방식 △환경과 사회(ESG) △됨됨이 리더십 등 크게 6가지 순서로 진행된다.

그는 “기업가는 패러다임에 투자해야 한다.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새로운 트렌드가 보이는 만큼 시대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변화의 흐름을 찾았다면 이젠 이에 맞는 목표를 세우고 이기는 전략을 짜야 한다. 구성원들이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통합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K경영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표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과 K경영의 차이점으로 ‘애국심’을 들었다.

그는 “과거 한국의 기업가들은 경영에 애국심을 결합한 ‘사업보국’을 내세웠던 것이 특징”이라며 “한국은 글로벌 경영 기준을 도입할 때도 이를 로컬화(지역화)해 스탠다드(기준)를 만드는데, 한국처럼 다른 나라의 것을 비벼서 가장 맛있게 만들 수 있는 것, 이것이 K경영”이라고 밝혔다.

최근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유통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내가 홈플러스 회장으로 있을 때만 해도 유통산업의 흐름은 초대규모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소규모, 옴니채널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모습”이라며 “또 취미 영역, 액티브 시니어 등 장르와 구매층이 작게 쪼개지는 식으로 유통산업의 단계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저서는 김연성 한국경영학회장을 비롯한 경영학회 소속 다양한 분야의 교수 6명과 홈플러스 대표 출신 설도원 교수가 6개의 주제로 나눠 공동 집필했다.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K-경영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된다’ 책 표지. (사진=넥스트앤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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