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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치인 韓 배터리 업계…트럼프 관세가 기회될까

정다슬 기자I 2025.04.28 14:34:36

中ESS 부과된 관세는 내년까지 173.4%까지 상승
韓ESS 가격경쟁력 커져…성장하는 美에너지 시장 진입 기회 확대
中CATL 경쟁력 압도적…"미국 외 시장에서는 경쟁 치열해질 것"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한국 배터리업계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트럼프 관세가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중국 기업에서 밀리고 이는 한국 배터리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배터리기업은 지난해 11%의 미국 관세를 부과받았으며, 올해는 실질 관세율이 155.9%에 달한다. 내년에는 관세율이 173.4%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산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며 한국산 배터리가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이야기다.

이달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의 글로벌 전기 수요는 향후 5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 중 절반이 미국 전력 수요 증가분에 해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하는 미국 시장을 진입할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보안상의 이유로 그리드 규모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에서 중국 배터리를 전면 금지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한국 배터리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배터리의 경쟁력과 기술력을 고려할 때 상황이 마냥 낙관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때 한국산 ESS는 중국산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리튬철인산(LFP) 배터리보다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는 하이니켈 배터리를 강점으로 ESS 분야를 선도해나갔다. 그러나 한국산 배터리에서 화재가 잇달아 발생하고 중국산 배터리의 성능이 점점 좋아지면서 점점 점유율을 빼앗겼다.

현재 중국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은 전기차 배터리와 ESS 시장을 모두 장악하고 있으며 산업 전체에서 기업들이 벌어들인 순이익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규모의 경제를 통해 구축한 이익을 다시 연구·개발(R&D)에 투입해 제품의 성능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CATL은 입지를 강화해왔다. CATL의 총생산용량은 작년 말 684기가와트시(GWh)에서 2027년에는 1.5테라와트시(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전기차 판매가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예상보다 크게 못 미치면서 수익성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단기적인 설비투자 계획을 대폭 축소했다.

홍콩 번스타인 에너지연구 책임자인 네일 베버리지는 “CATL은 업계 최대 규모의 기업일 뿐만 아니라 최고의 기술력과 배러리 공장 가동률을 자랑한다”며 “이러한 점이 CATL에게 분명한 우위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배터리컨설팅회사인 로 모션의 리서치 책임자인 아올라 휴즈는 중국 배터리업체가 한국의 하이니켈 배터리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고 가격을 추가로 내릴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산 ESS는 중국시장에서는 킬로와트시(KWh)당 80달러에 판매되는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킬로와트시당 130~140달러에 판매되는 만큼 상당한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기업들이 현재 관세가 훨씬 낮은 동남아시아 국가에 제조시설을 설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UBS 배터리 분석가인 팀 부시는 LG와 삼성SDI를 포함한 한국 주요 제조업체들이 미국 관세로 “작은 시장에서 좀 더 큰 점유율을 차지할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LFP 배터리를 대규모로 경쟁력있는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ESS 제조업체 역시 공급과잉과 중국 내 치열한 경쟁을 피해 유럽 등 미국의 대체 시장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휴즈는 “중국은 해외 확장에 매우 적극적이다”이라며 “중국이 미국에 공급하지 않는다면 다른 시장에는 값싼 공급이 풍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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