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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엔 대변, ‘식용금지’ 배식” 한인 감금 수용소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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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현 기자I 2025.09.08 10:11:42

"감옥보다 훨씬 나빠"
"음식 모두 유통기한 지나"
"샤워실 대변, 체모, 침 뒤섞인 물 고여"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불법 체류 단속이 이뤄지며 300여 명의 한국인 직원이 체포된 가운데, 이들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수용소의 열악한 환경이 드러났다.

5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조지아주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함께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단속현장, 쇠사슬로 묶고 가는 모습도 보인다. (사진=ICE홈페이지)
이들이 보내진 ‘폭스턴 이민자 수용소’ 시설은 미국 내에서도 과밀 수용과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대표적 민간 구금시설로 꼽힌다.

미 국토안보부 감찰관실이 지난 2022년과 2023년 실시한 현장 조사에서는 곰팡이와 녹, 막힌 변기, 벗겨진 페인트 등 비위생적인 화장실 실태가 적발됐다. 구금자들은 세탁시설 접근 제한, 부적절한 수갑 착용 등 비인도적 처우를 겪었다고 보고됐다.

한 자메이카 출신 구금자는 지난달 애틀랜타 지역의 독립 언론 단체에 “감옥보다 훨씬 나쁘다. 샤워실 바닥엔 대변과 체모, 침이 뒤섞인 물이 고여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음식은 모두 유통기한이 지났다. 식사에 쓰는 닭고기 상자에는 모두 ‘식용 금지’라고 적혀 있다”고 주장했다.

구금감시네트워크와 엘레퓨지(El Refugio)가 2023년 11월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에는 구금자 16명이 섭씨 32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3시간 동안 야외에 방치됐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들은 음식, 물, 약품, 그늘 없이 방치됐으며 한 명은 천식 발작을 일으켰지만 30차례 이상 흡입기를 요청해도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턴 수용소 내부다. (사진=DHS OIG photos)


폭스턴 수용소 내부다. 변기 아래 물컵을 받쳐 놓은 것이 보인다. (사진=KBS 캡처)
구금자와 외부인의 연락 역시 극도로 제한적이다. 외부에서는 생년월일, 출신국, 등록번호 등 상세 정보를 제출해야만 ICE 측과 연결이 가능하다. 구금자는 직접 전화를 받을 수 없고 변호인 접견도 사전 서류 제출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 단속으로 해당 수용소에 수감된 한국인들도 영사 조력과 가족 연락 모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크다. 아시아계 미국인 권익 단체인 ‘아시안 아메리칸즈 어드밴싱 저스티스-애틀랜타’의 홍보국장 제임스 우는 “한국에 거주하는 가족들이 수감자와 어떻게 연락을 취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하거나, 절차가 복잡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전했다.

끊임없는 문제 제기에도 폭스턴 수용소는 올해 1월 미 정부의 공식 규정 준수 점검에선 ‘양호’ 판정을 받았다.

한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7일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고 밝히며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세기가 우리 국민 여러분을 모시러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금 사태 장기화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고 300여명이 조기 석방될 전망이나 미 입국 제한 같은 불이익 조치 등 세부 사항 조율이 남아있어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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