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 국경만 9000㎞…트럼프 관세 위협에 투자 강화

이소현 기자I 2024.11.29 10:28:43

캐나다 정부, "국경 강화 추가 투자 할 수 있어"
캐나다→미국 국경 불법 이민자 3년새 600%↑
육지 벽·울타리 없이 보안 허술…돌 표식 구분
캐나다 국경 노조, 최대 3000명 인력 확충 요구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과 마약 밀수를 이유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자 캐나다 정부가 국경 보안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 차량이 미국-캐나다 국경을 통과하고 있다.(사진=AFP)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전날 늦게 캐나다 주정부 지도자들과 회의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공언에 대해 단합된 대응을 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이 관세가 “마약, 특히 펜타닐과 모든 불법 이민자들이 우리나라의 침략을 멈출 때까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와 회담 후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우리는 필요한 모든 조치가 시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시행될 것이라는 확신을 캐나다인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있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캐나다 연방정부가 얼마나 많은 추가 자금을 투입해 국경 강화에 나설지 구체적으론 밝히지 않았다.

캐나다 주정부 지도자들은 정부가 국경 보안을 우선시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는 전날 트뤼도 총리와 회담이 연방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국경 보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거나 트럼프 관세로 인한 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은 육지와 바다를 가로질러 거의 9000㎞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이다. 육지의 보안은 허술해 벽이나 울타리가 거의 없으며, 주택가를 따라 간단한 돌 표식으로 표시된 곳도 있다. 주요 도로 교차지점엔 검문소가 있지만, 국경 대부분은 이동식 순찰대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에 이민자와 마약, 무기 밀수꾼에게 취약한 상태라고 FT는 전했다.

돌 표식으로 구분 된 미국-캐나다 국경 모습(사진=AFP)


톰 호만 신임 국경 차르는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캐나다는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관문이 돼서는 안된다”며 “이는 북경 국경의 극단적인 국가 안보 취약점이며, 제가 해결해야할 문제 중 하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 데이터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려다 적발된 이민자수는 2021년 2만7180만명에서 올해 19만8929명으로 600% 가까이 증가했다.

캐나다 정부가 국경을 강화하려면 인력 확충 등 투자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국경서비스청(CBSA)의 약 8500명의 직원들은 캐나다 쪽 국경을 관리하며, 매일 약 40만 명과 36억 캐나다 달러(미화 26억 달러) 규모의 물품과 서비스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노동조합 측은 2000~3000명 규모로 국경 직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크 웨버 세관이민노조(CIU) 회장은 “노조는 수년 동안 국경에서의 인력 부족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의 마약 밀반입 우려를 제기했지만, 공식적인 데이터는 그의 우려를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FT는 지적했다. 미국 국경 보호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캐나다와의 국경에서 한 달 평균 800g의 펜타닐만 압수됐다. 같은 기간 멕시코와의 국경에서는 한 달에 약 821㎏ 압수됐다.

아울러 캐나다는 자국의 국경 보안에 대한 우려도 가지고 있다. 트럼프가 취임 후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추방을 예고하면서 캐나다 당국은 많은 이민자들이 미국의 단속을 피해 북쪽으로 향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프랑수아 르고 퀘벡 주지사는 “국경을 양방향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트뤼도 총리가 트럼프에게 이를 확신시킬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 트럼프 "파월,임기 종료 전에 해임 안할 것" - 트럼프 둘째 며느리 상원의원 승계 의욕…"시아버지보다 경력 봐달라" - 트럼프, 취임 첫날 의회 폭동 가담자 사면 예고…"옥중 가혹한 처우 견뎌"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