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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멈춰세운 재초환…근본적 재설계 필요한 이유[똑똑한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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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기자I 2025.10.25 11:00:00

정치권 재초환 완화 또는 폐지 논의 급부상
단순 부동산 경기부양 넘어 헌법 가치 쟁점 맞닿아
공공성 vs 사익보호 충돌…현 제도 사익침해 과해
법 정당성 회복·주거정책 신뢰 위해 재설계 시급

[법무법인 심목 김예림 대표변호사]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재건축과 재개발 현장이 사실상 멈춰 섰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이른바 ‘재초환’의 완화나 폐지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논의의 본질은 단순히 부동산 경기 부양이 아니라 헌법상 재산권 보장과 조세법률주의, 그리고 신뢰보호원칙이라는 근본적인 법적 쟁점과 맞닿아 있다.

서울 용산구 한 재개발 사업 공사현장.(사진=연합뉴스)


재초환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합원이 재건축을 통해 얻는 개발이익이 1인당 8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겉으로는 조세가 아닌 부담금의 형태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적 재산의 일부를 국가가 강제로 환수하는 성격을 가진다. 이 때문에 재산권 보장 원칙과 조세법률주의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헌법재판소는 2018년 이 제도를 합헌으로 판단했지만 당시의 판단은 부동산 가격 급등기라는 특정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지금처럼 거래가 위축되고 각종 규제가 중첩된 상황에서는 동일한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즉 제도의 필요성과 공공성보다 침해되는 사익의 비중이 더 커졌다는 점에서 비례성 원칙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2022년 재초환 유예기간이 종료되며 다수의 재건축 조합이 소급적용 논란에 휘말렸다. 이미 조합이 설립되고 사업비와 분담금을 확정한 이후 제도가 재적용되면서 예측하지 못한 부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는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도 저촉될 소지가 있다. 따라서 향후 제도 개편 논의가 진행된다면 적용 시점을 명확히 구분하고 기존 사업장에 대한 경과조치를 법률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관된 견해다.

형평성 문제 역시 심각하다. 재건축 조합원은 초과이익 환수 부담 외에도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취득세 등 중복적인 세금 부담을 지고 있다. 반면 동일한 자산 가치를 가진 일반 신축 아파트 소유자나 재개발 조합원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이는 조세법률주의의 핵심인 과세형평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판을 받는다. 더구나 재초환이 실질적으로 조세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부담금이라는 명목을 사용한 것은 입법기술상 조세 회피라는 평가를 받는다. 감정평가 기준, 기준시점, 사업비 산정 등 주요 항목이 불명확하여 법률유보원칙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김예림 변호사.


결국 재초환의 본질은 공공성과 사익보호의 충돌에 있다. 제도의 입법 목적은 투기 억제와 개발이익의 사회환원이라는 공공성이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이 제도가 오히려 주택 공급을 위축시키고 있다. 헌법 제122조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균형발전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시장의 자율 기능을 제한하기 위한 근거가 아니라 효율적 이용을 위한 지침에 가깝다. 따라서 현행 재초환 제도는 공공이익이라는 명분 아래 사익을 과도하게 침해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이는 1994년 헌법재판소가 택지초과이득세를 위헌으로 판단했던 논리와도 유사하다. 당시 헌재는 이익이 현실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측 이익을 과세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했는데, 재초환 역시 준공 이전 단계에서 추정이익을 기준으로 환수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법적 문제를 내포한다.

결론적으로 재초환은 과거 투기 억제라는 시대적 명분 아래 도입됐지만, 지금은 공급 위축의 원인이자 법적 충돌의 중심에 서 있다. 재산권 침해, 과잉금지원칙 위반 등의 가능성이 모두 존재하는 만큼 단순히 제도의 존폐를 논할 것이 아니라 헌법적 정당성과 시장 기능의 균형을 다시 세워야 한다. 정치권의 논의는 경기 부양이 아니라 법의 정당성 회복을 위한 과정으로 읽혀야 하며, 주거정책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재초환 제도의 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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