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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한국을 포함한 56개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고율의 상호관세를 책정했다. 미 행정부는 유예 기간 만료 시점인 오는 8일을 시한으로 삼아 각국과 관세율, 무역수지 균형, 비관세 장벽 철폐 등을 포함한 무역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돈이 미국으로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상호 관세 부과 유예 기간을 연장할 뜻을 시사했다. 애초 미 행정부는 오는 8일까지 미국과 무역 합의를 이루지 못한 나라에 대해 9일부터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었으나 이날까지 미국과 무역 합의를 도출한 나라는 영국과 베트남 뿐이다.
시장은 미 행정부가 관세 부과 유예 기간을 연장하는 등 충돌보다는 타협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 1주일간 미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오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한 주 동안 다우존스지수·나스닥지수·S&P500 지수는 일제히 1% 이상 상승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미 증시 마지막 거래일인 3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발표한 ‘해방의 날’과 비교하면 최근까지 미 S&P500 지수는 10% 이상 올랐다. 23개 선진국 주가를 반영한 MSCI 월드 지수도 11%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예측 불가능한 전술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일부 국가에 상호 관세 부과를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미국이 예고한 대로 각국에 관세를 인상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 3%에 불과했던 미 수입품의 평균 관세율은 20%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번 주 미국 증시는 관세 협상을 예의 주시하며 관련 소식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오는 8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기대 인플레이션과 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도 주목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내 미셸 보우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이 이달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6월 FOMC에서 어떤 의견이 오갔을지 주목된다.
아이린 툰켈 BCA리서치 미 주식 부문 수석 전략가는 “(관세로 인한)어느 정도의 마찰과 위협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시장에 큰 리스크를 초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주 관세 유예 기간 마감일을 큰 긴장 없이 넘기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