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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 위기의 美 패스트푸드…가성비로 돌파구[食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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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비 기자I 2025.09.27 09:00:00

미국 주요 패스트푸드 체인 실적 감소세
누적된 고물가로 원재료·인건비 등 상승 압력
할인·저가메뉴 출시로 소비자 신뢰 회복
"공급망 효율화, 메뉴혁신 등 근본 대책"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미국에서 최근 지속된 물가상승이 패스트푸드 업계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재료·인건비·물류비 전반의 비용을 끌어올리며 업계 수익성이 낮아지면서다.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 핵심인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할인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 맥도날드의 저가 메뉴 패키지(사진=코트라)
2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패스트푸드 체인들의 실적은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멕시칸 푸드 대표 브랜드인 치폴레는 올해 2분기 동기 대비 매장당 매출(same-store sales)이 약 4% 감소했고, 방문 건수도 4.9% 줄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웬디스 역시 미국 내 매장 매출이 3.6% 하락했으며 KFC와 피자헛은 각각 5% 감소를 기록했다.

통계는 단순한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소비자 지출 위축이 패스트푸드 산업 전반에 장기적 충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과거에는 저소득층과 중산층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했던 패스트푸드가,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대형마트 간편식이나 편의점 도시락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의 누적된 물가 상승의 영향이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올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 부담에 미국 프랜차이즈 체인들은 불가피하게 메뉴 가격을 인상해 왔다. 하지만 인상 속도가 일반적인 외식업이나 가정식 대비 훨씬 가팔랐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가격은 지난 5년간 미국 내 전체 식품 인플레이션보다 빠르게 상승해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 부담을 더 크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일부 가계는 외식 횟수를 줄이거나 패스트푸드 대신 마트에서 간편식을 구입하는 방향으로 지출 패턴을 바꾸고 있다. 이는 업계 자체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구조적 문제로까지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할인·저가메뉴 출시…“공급망 효율화 등 필요”

패스트푸드 업계는 이에 할인 판매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미국 AP 통신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세트 메뉴 가격을 인하하고, 한정 기간 동안 5달러 이하의 저가 메뉴 패키지를 다시 도입했다. 이 같은 조치는 단순히 매출 회복을 위한 일시적 캠페인이 아니라,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평가된다.

지난 9월부터는는 ‘가성비 세트(Extra Value Meals)’를 재출시해 예산을 중시하는 고객층을 겨냥하고 있다. 이 메뉴는 아침, 점심, 저녁을 아우르는 8가지 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개별 구매 대비 약 15%의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맥도날드뿐 아니라 버거킹, 웬디스, 타코벨, KFC 등 주요 패스트푸드 브랜드도 유사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버거킹은 저가 세트 프로모션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되찾으려 하고 있으며, 웬디스는 특정 시간대에만 저가 메뉴를 제공하는 ‘타임 세일’ 방식을 도입해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유도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패스트푸드 체인은 지금 거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원가 상승으로 인한 매출 둔화 속에서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저가 메뉴를 다시 강화하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 해법”이라며 “공급망 효율화, 메뉴 혁신,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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