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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컵라면보다 나을까?” 봉지로 탄생한 새우탕…그 맛은[먹어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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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5.09.28 09:15:11

농심, 36년 만에 새우탕 봉지면 정식 출시
큼직한 건더기·후첨스프로 국물 맛 업그레이드
2월 홈플 한정판 인기…타 채널로 유통 확대
향은 깊어졌지만 여전한 호불호도 변수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새우, 어묵, 미역 등 건더기가 들어간 ‘새우탕면’. 후첨스프 덕분에 국물 맛도 한층 깊다. (사진=한전진 기자)
끓는 물에 스프를 풀어 넣자 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확 퍼졌다. 농심(004370) ‘새우탕면’ 이야기다. 국물은 컵라면보다 한층 시원하고 개운했다. 건더기도 풍성했다. 미역과 당근, 건새우, 어포 등을 따로 넣은 듯 푸짐했다. 후첨스프까지 더하니 감칠맛이 확 올라왔다. 익숙한 컵라면 새우탕의 매력을 봉지라면에 잘 녹여낸 느낌이었다.

농심이 이달 출시한 ‘새우탕면’은 1989년 처음 내놓은 ‘새우탕큰사발면’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국물의 깊이와 풍미를 업그레이드한 봉지면 제품이다. 컵라면으로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봉지라면으로는 첫 정식 출격이다.

사실 이 제품은 이미 시장에서 한번 테스트를 거쳤다. 지난 2월 홈플러스에서 한정판으로 먼저 선보였고, 출시 2주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팔렸다. 이에 농심은 정식 출시를 결정하고, 이달부터 전국 유통 채널로 확대했다. 가격은 4개입 번들 기준 4880원으로, 개당 약 1220원 수준이다. 중량은 122g, 열량은 515kcal로 봉지라면 평균과 비슷하다.

끓인 후 모습. 풍성한 건더기와 선명한 국물색이 특징인 농심 ‘새우탕면’ (사진=한전진 기자)
가장 인상적인 건 국물과 건더기다. 새우 향으로 해물 라면 특유의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또렷하게 느껴진다. 큼직한 건새우와 어포, 미역, 당근 등 건더기가 넉넉하게 들어 있어 한입마다 식감이 꽉 찬다. 단순히 스프 맛에 의존하지 않고, 건더기 자체에 공을 들인 점이 돋보인다.

매콤함보다는 시원하고 구수한 맛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다만 새우탕 특유의 구수하고 달큰한 풍미는 여전해, 원래 새우탕을 좋아하지 않던 이들은 여전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맵부심’ 라면을 즐기는 소비자보다는 해물탕에 가까운 국물 맛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어울린다.

내용물 구성. 면, 분말스프 2종, 건더기 스프가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후첨스프는 이 제품의 또 다른 핵심이다. 컵라면에는 없던 이 스프는 풍미를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자극적인 맛못다는 감칠맛과 개운함을 중심으로 국물의 깊이를 더해준다. 마치 집에서 새우껍질을 우려낸 육수를 넣은 듯한 자연스러운 시원함이 있다. 다만 시그니처로 통하던 노란 사각 어포가 빠진 점은 아쉽다. 너구리의 다시마처럼 들었다면 더 강한 인상을 남겼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평소 새우탕을 꾸준히 찾는 마니아층에겐 반가운 제품이다. 기존 컵라면보다 진한 국물, 풍부한 건더기, 후첨스프까지 더해진 구성은 분명 ‘업그레이드판’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뜨거운 밥을 말아 먹거나, 해장용으로도 괜찮았다.

이번 제품은 농심의 브랜드 리바이벌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익숙한 브랜드에 새로운 옷을 입히는 방식이다. 신라면 더레드, 신라면건면, 먹태깡 등이 그 예다. 본질은 유지하되, 시대의 감각에 맞춰 맛과 포장을 바꾸는 전략이다. 새우탕면도 그 연장선이다.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MZ세대에는 신선한 ‘뉴트로’ 라면으로 다가갈 수 있다.

1989년생 컵라면의 봉지 진화 버전. 최근 정식 출시된 농심 새우탕면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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