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테오젠이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할 수 있었던 건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제약·바이오 종목의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신약이나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장기 투자가 필수적인데, 금리가 낮아지면 그만큼 자본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제약·바이오 종목이 금리 인하의 대표적인 수혜 종목으로 꼽히는 이유다.
여기에 내달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유럽종양학회(ESMO) 등 이벤트를 앞둔 기대 심리도 더해졌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 자리에서 진행하는 연구 결과에 따라 추가 주가 상승 모멘텀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또 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생물보안법’ 입법을 추진 중인 점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에 알테오젠 외에도 HLB(028300)와 삼천당제약(000250), 리가켐바이오(141080), 휴젤(145020), 클래시스(214150) 등이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내에 포함됐다. 제약·바이오 종목은 6개월 전만 해도 상위 10개 종목 중 3개 종목에 불과했다. 휴젤, 클래시스 등은 올 2분기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장기 투자가 필수적인 제약·바이오 섹터의 특성상 자본비용을 결정하는 금리 변화는 섹터 전반의 변동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주요 실적에 따른 제약·바이오텍 섹터의 반등 조건은 충분히 갖춰진 상황으로, 금리 인하에 따른 상승 동력이 갖춰진다면 강력한 상승 반전을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에 2차전지 종목 전반의 약세 영향에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086520)는 6개월 전 시가총액 1·2위에서 현재 2·3위로 한 단계씩 밀려났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시가총액도 6개월 새 각각 36.66%, 30.9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반도체 장비업체 HPSP(403870)도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7위에서 13위로 밀렸다.
올해 초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로 꼽히며 시가총액 8위에 이름을 올렸던 신성델타테크(065350)는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6개월간 시가총액이 2조 833억원이 줄어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멀어졌다. 제약·바이오 종목에선 셀트리온제약(068760)이 셀트리온과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6개월 새 시가총액 순위가 6위에서 12위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