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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장벽 안 세운다…다시 짠 성수·압구정 스카이라인

남궁민관 기자I 2025.02.06 05:00:00

압구정2, 2개 동만 최고 250m…나머진 200m 이하
한강변 첫 주동은 20층으로 제한…'아파트 장벽' 방지
성수전략정비구역도 동일 조건…평균 높이 50층 맞춰
사업속도 고려 조합도 '끄덕'…압구정3~5도 키 맞출 듯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한강을 사이로 마주한 ‘전통 부촌’ 압구정과 ‘신흥 부촌’ 성수동이 초고층 시대 개막을 예고한 가운데 ‘한강변 아파트 장벽’ 우려를 씻기 위한 서울시 고민의 결과가 윤곽을 드러냈다. 일부 주동은 최고 250m(70층 안팎)까지 허용하되 전 주동 평균 높이를 50층 안팎으로 맞추도록 하는 한편 한강변에 인접한 주동의 경우 20층으로 제한해 유연한 스카이라인을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는 오는 17일까지 압구정2구역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 열람공고를 실시한다. 압구정2구역은 당초 263.5m 이하를 최고 높이로 계획했지만, 지난해 11월 서울시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소위원회(이하 도계위)를 거치면서 250m 이하로 다소 키를 낮췄다.

주목할 대목은 도계위의 의견이다. △50층 이상 랜드마크타워는 특화설계를 전제로 1~2개 동 허용을 조건으로 높이계획을 250m 이하로 결정하고, 그 외 동은 50층 이하, 200m 이하로 할 것 △한강변 첫 주동은 높은 층수 건물과 분리해 20층 이하로 조성할 것을 전제하면서다. 판상형 아파트로 획일적인 경관이 형성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이른바 한강변 아파트 장벽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까지 주민 열람공고를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안에도 이와 동일한 조건이 달렸다. 1~4구역 모두 당초 150m 이하로 계획했던 최고 높이를 250m 이하로 키를 높이면서도, 한강변 첫 주동 층수는 20층 이하, 별동으로 계획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와 더불어 1~2개동은 250m 이하 최고 높이를 보장하되 전 주동의 평균 높이는 50층으로 제한하는 조건을 함께 담았다는 전언이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압구정2구역과 성수전략정비구역 각 조합원들의 의견 취합 결과에 따라 최고 높이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속도가 생명이라 여겨지는 정비사업의 특성상 서울시의 이같은 조건은 최종 결정 고시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압구정2구역과 성수전략정비구역 조합 모두 올해 상반기 내 결정 고시를 기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압구정2구역은 주동 2개 동만 250m 이하, 나머지는 200m 이하로 조성하는 데에 대부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수전략정비구역 일부 구역 조합에선 조합원들에게 “조합에서 제안하는 의견이 많을 시 성동구청에서 공람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서울시에서 의견에 대한 재심의가 진행되는 등 결정고시의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사료되니 가급적 중대한 사항 외에는 의견 제안을 자제해달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향후 압구정3~5구역 재건축 정비계획에도 서울시의 이같은 조건이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하반기 각각 진행한 열람공고에 따르면 3구역은 291m 이하, 4구역은 290m 이하, 5구역은 290m 이하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신속통합기획안에서 50층 안팎을 계획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3~5구역 정비계획 변경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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