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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공언한 만큼 각 증권사는 초대형 IB 인가를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초대형 IB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총 5곳이다. 여기에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 초대형 IB 인가 자격을 충족한 곳은 키움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다.
이 가운데서도 키움증권과 하나증권이 유력한 후보다. 키움증권은 올해 ‘종합금융팀’을 신설하고 인가신청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하나증권도 초대형 IB를 인가받는 즉시 업무가 개시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무리한 상태다. 이 두 증권사는 초대형 IB로 도약해 발행어음 사업 등 추가 수익 창출 기회를 얻고 몸집을 불리겠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초대형 IB 중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이 되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도 허용된다. 금융당국이 그간 세부 가이드라인이 없었던 IMA 제도 개선을 예고한 만큼 국내 1호 IMA 사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기준을 넘긴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인데 이 중 한국투자증권이 유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3000억원 규모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추가로 증가시켜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등 IMA 사업 운영을 준비해온 데다, 사업 인가 신청도 검토하는 등 가장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사들의 ‘몸집 불리기’가 금융당국이 의도한 모험자본 공급 등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초대형 IB 4개사 발행어음 자금의 벤처·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는 전체 1.9%에 그쳤다. 모험자본 등을 공급하겠다는 애초 취지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주가연계증권(ELS)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 정부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 기대했던 모험자본 공급과 중개 기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질적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