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급 시기를 내년으로 미룬 것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스타트업들은 내년에도 받을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최근 팁스 R&D 예산 지급 중단을 통보했다. 올해 배정된 예산이 소진돼 더 이상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급이 중단된 미지급분은 내년도 예산을 배정해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예산 확보 계획은 따로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의 내년도 R&D 예산 규모에 따라 감액 또는 장기 연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기자 Pick
예산 지급 중단이 연초에 번복 끝에 발표한 중기부 입장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중기부는 정부의 R&D 예산 삭감을 이유로 지난 2022년 또는 지난해 팁스 선정 기업이 받을 지원금을 20%가량 감액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난해부터 연체된 상태였던 미지급 지원금까지 감액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감액 및 미지급에 기준이 없는 데다 유망 스타트업들이 고사 위기로 내몰린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불과 2주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수습에 나섰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1월31일 직접 전략 회의를 열고 ‘R&D 협약변경 후속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팁스와 기술혁신(일반회계) R&D 사업에 선정된 기업들에 대한 지원금을 감액하지 않고 100% 지원하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
중기부 측은 “올해 지급이 중단돼 지급하지 못한 지원금은 내년에 함께 소급해 지급할 예정”이라며 “장관이 지급을 약속한 내용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지원금 중단 사실을 제보한 스타트업들을 알려주면 확인해서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