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그로부터 약 20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9월 22일 한 어민은 홍콩 야우퉁 인근 바다에서 여성의 주검을 발견했다. 이 여성은 나체 상태였는데, 조사 결과 3일 전 실종된 15세 소녀 천옌린(陳彦霖)의 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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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는 2019년 6월부터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을 둘러싼 시민들의 시위가 지속되고 있었다. 실제 6월 9일에는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 100만명 이상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홍콩 송환법에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중국 정부가 이를 악용해 홍콩 내 반체제 인사나 시위자를 본토로 강제 송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와 홍콩 당국 모두 시민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채 경찰 탄압의 강도를 높였다.
천옌린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보도한 홍콩 빈과일보는 천옌린의 시위 참여 사실을 함께 알리며 그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했다. 천옌린은 생전 수영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수영을 잘했다는 점에서 익사 확률이 낮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천옌린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뒤 바닷가에 버려졌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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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천옌린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홍콩 중문대 캠퍼스에서 열린 대학 당국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을 소니아 응이라고 소개한 한 여학생은 “경찰에 체포된 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9년 8월 31일 프린스에드워드역 시위 진압 과정에서 체포됐으며, 이후 산욱링 구치소에 수감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천옌린의 친모는 직접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지만 친모는 “나는 딸이 살해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친모는 “딸이 최근 존재하지 않는 낯선 남성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말하는 등 정신질환 증세를 보였다”며 천옌린이 잠을 쉽게 자지 못하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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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경찰은 천옌린 사건을 두고 “경찰은 폐쇄회로(CC)TV 판독 결과 천옌린이 사망 당일 소지품을 모두 학교 안에 두고 맨발로 해변 쪽을 향해 걸어갔다”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천옌린의 시신에서 타박상이나 성폭행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타살 의혹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시위대는 거듭 천옌린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공개된 CCTV 또한 조작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천옌린의 시신은 화장돼 끝내 사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