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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소리의 공감각적 정원…국립현대미술관 '겐코-안 03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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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I 2025.07.21 09:16:47

작곡가·연출가 하이너 괴벨스 설치 작품
예술가 목소리가 음악으로…내달 10일까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은 독일 작곡가 겸 연출가 하이너 괴벨스의 대형 멀티미디어 설치 작업 ‘겐코-안 03062’를 오는 8월 1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다원공간에서 선보인다고 21일 전했다.

하이너 괴벨스 ‘겐코-안 03062’,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이번 전시는 매달 각기 다른 프로그램으로 연간 진행하는 다원예술 ‘숲’의 7월 프로그램으로 지난 14일부터 관람객과 만나고 있다.

‘겐코-안 03062’는 작가가 1992년 교토의 겐코안 사원을 방문했을 때 받은 영감에서 출발했다. 사원의 둥근 창과 사각형 창을 통해 같은 정원을 바라보며 받은 시각적 경험을 작가는 청각적이고 공감각적인 체험으로 전환했다.

이 시리즈는 이후 베를린, 다름슈타트, 리옹, 모스크바, 보고타 등 다양한 도시와 공간에 맞춰 새롭게 제작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우편번호 ‘03062’를 제목에 포함한 이번 장소 특정적 작업은 작가가 선사하는 ‘소리와 목소리의 정원’으로 관객에게 명상적이면서도 몰입적인 예술 경험을 제공한다.

‘겐코-안 03062’는 MMCA다원공간 전체를 활용한 대형 멀티미디어 설치 작업이다. 관람객은 다원공간에 들어서자마자 8채널 사운드와 빛, 어둠, 물결, 소리, 진동, 사물 등 공연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여러 감각으로 마주하게 된다. 서사도 실연자도 없지마 관람객은 언어의 의미를 인식하지 않은 채 작품에 몰입하며 ‘사물들의 공연’을 경험하게 된다.

작품의 출발점은 19세기 미국의 초월주의 철학자이자 자연주의 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의 수필집 ‘월든’이다. 작품에는 작곡가 존 케이지가 소로의 텍스트를 예술적으로 해체한 ‘빈 단어들’(1974)의 소리, 괴벨스가 화가·조각가·음악가 로버트 루트먼과 협업해 만든 오케스트라 작품 ‘월든’(1998)이 포함된다. 여기에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시베리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민족학적 음성 기록들이 더해진다.

또한 존 케이지, 독일의 극작가 하이너 뮐러,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 퍼포먼스 아티스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 소설가 알랭 로브그리예, 시인 안나 아흐마토바 등 다양한 예술가와 사상가들의 목소리가 음악처럼 겹겹이 쌓인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빛과 어둠, 형태와 리듬, 시와 노래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내는 거장 하이너 괴벨스의 몰입적인 작업을 통해 관람객들이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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