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서 호텔로 '유턴'…상업용부동산 시장 판도 '역전'

김성수 기자I 2026.02.19 18:58:04

서울 도심권역 등 오피스 공급 부담 ''확대''
관광 수요 회복…호텔 객단가 등 지표 ''개선''
오피스 투자수요 약화…호텔 ''용도변경'' 확산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오피스 빌딩을 호텔로 용도변경하는 사례가 늘면서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입지 좋은 호텔들이 오피스·주거·상업용 복합시설 등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흐름이 정반대로 바뀌는 모습이다.



서울 도심권역 등 오피스 공급 부담 '확대'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피스 시장의 공급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 매력이 다소 약화된 반면, 해외 관광객 증가로 호텔 운영 지표가 개선되면서 호텔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LP)들은 서울시내 오피스 투자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오피스 수요보다 공급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공급 쇼크' 우려가 있어서다.

특히 서울 도심권역(CBD)은 대규모 신규 오피스 공급이 예정된 만큼 중장기적인 공급 부담 우려가 크다.

G1서울 (사진=김성수 기자)
도심권역에서는 G1서울, 르네스퀘어, 이을타워 등 대형 오피스 프로젝트가 잇달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들 3개 사업의 합산 연면적은 약 25만㎡로, 지난 2012년 이후 CBD에서 최대 규모의 신규 공급이다.

대규모 물량이 단기간에 집중되면서 공실률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생명 서소문빌딩 재개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3구역, 서소문 11·12지구 등 총 9개 대형 프로젝트도 올해 본격 착공에 들어갔다.

이들 사업은 2029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으로, 중장기적으로도 CBD에 오피스 공급 확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서비스 회사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2026~2032년까지 7년간 서울 CBD에 공급 예정인 오피스는 총 26건, 연면적 약 256만㎡(연평균 약 36만5000㎡)에 이른다.

이는 현재 CBD 프라임 오피스 총 연면적의 약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모든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2027~2028년을 기점으로 오피스 공급이 몰리면서 공실률이 최대 12%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피스 공급이 증가하면 신규 임차인 유치 전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매각가격 조정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현재도 도심권역(CBD)은 서울 주요 업무지구 가운데 공실률이 가장 높다.

젠스타메이트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2025년 4분기 오피스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CBD 공실률은 5.0%에 이르며, 강남권역(GBD) 3.4%, 여의도권역(YBD) 3.1% 순으로 집계됐다.



오피스 투자수요 약화…호텔 '용도변경' 확산

반면 호텔 시장은 관광 수요 회복에 힘입어 객실 가동률과 평균 객단가(ADR) 등이 개선되는 추세다.

객실 단가(ADR)는 호텔, 펜션 등 숙박 업계에서 판매된 객실 1실당 평균 1박 요금을 뜻한다. 특정 기간 동안의 총 객실 수익을 판매된 객실 수로 나눈 수치다. 숙박 시설의 재무 성과와 가격 경쟁력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다.

특히 서울 도심과 주요 관광지 인근 호텔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시장 환경 변화는 자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급과잉이 될 오피스 빌딩을 △철거한 후 호텔을 신축하는 것과 △단순 리뉴얼하는 것을 비교했을 때 오피스 빌딩의 전체, 또는 일부를 용도변경(컨버전)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컨버전은 인허가 절차와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시장에 더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 투자비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아 자금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센터포인트 명동 복합시설 (자료=디엠피건축)
실제로 서울 중구 남대문로 84 위치한 하이드파크(센터포인트 명동)은 실적 호황에 힘입어 꼭대기 층인 19층 식당 공간까지 확장해서 호텔로 운영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구 소공로 116에 있는 서울센터빌딩은 규모 변화 없이 일부 리모델링으로 컨버전 진행 중이다. 이 건물은 지난 1971년 준공된 노후 중소형 오피스로, 연면적 3600평 규모다.

작년 7월 21일 이 건물을 근린생활업무시설에서 근린생활숙박시설로 변경, 리모델링하는 건축허가 신청이 접수됐다.

서울 강남구 언주로 547에 있는 SM그룹 강남 사옥은 블랙스톤이 호텔 투자 및 운영회사인 트레블로지와 협력해서 호텔로 변경해 운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개발업체들이 좋은 입지·용적률을 가진 호텔 부지를 오피스나 주상복합 등으로 용도변경 및 재개발해서 수익을 확보하던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오피스 공급 확대에 따른 공실 리스크를 고려하면 일부 자산은 전략적 용도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관광 수요가 견조한 지역을 중심으로 오피스의 호텔 전환 사례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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