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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8월 7일 0시 53분께 충남 천안시 동남구 오룡동 버들육거리에서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도주하다 작업 중이던 환경미화원 B(36)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도로 위 흰 승용차 한 대가 초록 불이 켜졌는데도 움직이지 않고 횡단보도 위에 서 있다. 다른 차량들을 이 차를 피해 지나갔고, 잠시 후 뒤차 조수석에서 한 명이 내려 흰 승용차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하려는 듯 창문을 두드리는 모습이 보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다가갔으나 이 차량의 문은 열리지 않았고, 음주 측정 요구에 차를 몰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A씨가 몰던 이 차는 1㎞가량 달리다 2차로에 쓰레기 수거 차량을 비상 주차해놓고 작업 중이던 B씨를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A씨는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리더니 그대로 골목으로 도망쳤고, B씨 동료가 그를 뒤쫓았다. 곧이어 도착한 경찰도 추격에 나섰고, 결국 A씨는 체포돼 경찰에 끌려왔다.
A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에도 주변을 빙글빙글 돌다 바닥에 주저앉는 모습을 보였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함께 일하던 근무자 2명도 전치 2주 등의 상해를 입었다.
지난 2월 일을 시작한 새내기 미화원인 B씨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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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시 음주 측정을 시도한 경찰은 증인으로 출석해 “혈액 측정 요구 의사를 듣지 못했다”며 “요구가 있었다면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 어리석고 잘못된 행동으로 가슴 찢어지는 고통을 안겨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평생 속죄하며 모범적인 시민으로 살아갈 것을 맹세한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B씨 유족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는 탄원서를 2차례 제출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2월 3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