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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피 3000도 힘들어" 증권사 예측, 다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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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5.12.15 16:20:42

3000도 못 넘긴다더니…증권사 코스피 전망, 올해 ‘전원 오답’
작년 말 제시한 올해 코스피 밴드 2100~3206
실제 시장은 4000 돌파, 반도체·AI 랠리 주도
내년 전망도 ‘숫자’보다 ‘전제 조건’ 점검 필요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증권사들이 지난해 말 제시한 올해 코스피 전망이 사실상 모두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까지만 해도 증권가에서는 지수 3000선을 전후한 제한적 상승을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실제 시장은 이를 크게 웃도는 강세 흐름을 보이며 증시 전망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16곳이 지난해 말 제시한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는 2100~3206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내 증시가 정규장 종료까지 약 10거래일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들 전망치에 정확히 부합하는 곳은 사실상 한 곳도 없는 셈이다.

전망치 상단을 가장 높게 제시했던 곳은 SK증권이다. SK증권은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를 2416~3206으로 제시했다. 이 밖에도 다수 증권사가 상단 기준 3000선을 올해 증시의 ‘현실적 한계’로 판단했다.

증권사들의 전망은 대체로 3000선을 기준으로 갈렸다. 증권사별로 보면 SK증권을 포함해 신한투자증권(2600~3100), 키움증권(2400~3000), LS증권(2400~3000), 대신증권(2380~3000), 유안타증권(2350~3000) 등 6곳이 코스피 상단을 3000선 이상으로 제시했다.

반면 삼성증권(2350~2900), 신영증권(2260~2870), NH투자증권(2250~2850), IBK투자증권(2380~2830), KB증권·한국투자증권(2300~2800) 등 10곳은 아예 코스피가 3000선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iM증권은 2250~2750으로 가장 보수적인 상단 전망을 제시했다.

당시 증권사들은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회복 지연과 함께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업종의 이익 모멘텀 둔화를 주요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긴축 기조의 장기화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증시 상단을 제한하는 변수로 거론됐다.

그러나 실제 시장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올해 코스피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강한 상승 탄력을 받으며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고, 연중 내내 랠리를 이어갔다. 연초 증권가가 전제했던 ‘완만한 회복 시나리오’를 넘어선 결과다.

특히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황 개선이 기업 이익 추정치 상향으로 이어지며 지수 전반을 끌어올린 점은 연초 전망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 변수와 글로벌 유동성 환경 변화가 빠르게 전개되면서 기존 금리·환율·밸류에이션을 전제로 한 증시 프레임이 무력화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장이 기업 펀더멘털보다 유동성 기대와 정책 방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지수 상단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의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증권사 지수 전망은 주로 과거 데이터와 기업 이익 전망을 기반으로 산출되지만, 주식시장은 정책·유동성·심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비선형 구조를 띠고 있다”며 “모든 변수를 수치로 예측하는 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증권사들의 내년 증시 전망은 방향성은 같지만, 수치에선 엇갈리고 있다. 다수 증권사는 내년도 코스피 하단을 3500~4000선, 상단을 4500~5500선으로 제시하며 강세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교보증권은 올해와 내년도 모두 코스피가 4300포인트를 웃돌기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년 지수 전망 역시 수치 자체보다는 전제 조건과 변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 전망 밴드는 예측의 정답이라기보다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시나리오 요약에 가깝다”며 “단일 수치에 의존하기보다는 낙관·비관 시나리오를 함께 놓고 지수 밴드를 재구성해 해석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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