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에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바로 약 3년 전 자신이 박차고 나왔던 그 회사, 구글이었다. 구글은 지난달 초 AI스타트업 ‘캐릭터.AI’를 27억달러, 한화로 약 3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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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또 “구글의 이번 직원 채용 사례가 AI개발자들의 고액 연봉 관련 논쟁에 불을 붙였다”고 덧붙였다. AI개발 인재를 채용하려는 빅테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발자들의 연봉이 과도하게 높아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매닝 스탠포드 인공지능 연구소 소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샤지어는 분명히 그 분야에서 훌륭한 사람”이라면서도 “다만 다른 개발자보다 20배는 더 잘하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구글 CEO인 에릭 슈미트는 예전부터 샤지어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AI를 구축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WSJ에 따르면 슈미트 CEO는 한 강연에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세상에서 그 일(지능을 갖춘 AI구축)을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샤지어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샤지어는 2000년 구글에 처음 입사했으며 2017년엔 당시 생성형 AI기술의 토대가 된 주요 논문을 7명의 다른 구글 연구원들과 공동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미나’(Meena)라는 이름의 챗봇을 개발한 뒤 “미나가 구글의 검색 엔진을 대체하고 수조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안전성과 공정성 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이를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에선 구글이 이러한 혁신적인 프로그램 출시를 주저하면서 후발 주자들에게 뒤쳐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미나’는 2022년 출시된 오픈AI의 챗GPT와 비슷한 프로그램이었고, 개발도 먼저 했지만 구글측이 안전성 등을 이유로 출시하지 않으면서 마마이크로소프트(MS)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지적을 받았다. 샤지어가 창업한 ‘캐릭터.AI’는 이후 1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아 10억 달러 가치의 회사로 키웠다.
구글은 ‘캐릭터.AI’ 인수금 이외에 투자자와 직원들의 주식을 모두 매입하고, 약 30명의 동료를 모두 고용하고, 회사 운영자금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샤지어의 재입사를 적극 추진한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 “구글이 AI어플리케이션 배포에 너무 소극적이었다”고 인정하면서 “이제 구글이 가능한 한 빨리 AI기술을 개발하고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마지막으로 “그런데 노암 샤지어가 구글로 돌아왔다. 정말 멋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