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윤리위 검증 대상이 된 논문은 김 여사가 숙명여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은 1999년에 제출한 ‘파울 클레의 회화 특성에 관한 연구’다. 김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은 제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말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이에 숙대는 2022년 윤리위를 구성해 예비조사를 시작했고 같은 해 12월 본조사에 돌입했다. 규정상 본조사는 90일 이내에 마쳐야 하지만 김 여사 논문 검증엔 2년 넘는 기간이 걸렸다. 예정됐던 기간보다 8배 넘게 시간이 걸린 것이다. 교육계에선 그간 정권 눈치를 보느라 검증 결과를 내놓지 않다가 탄핵정국을 이용, 현 정부의 국정 장악력이 약화하자 슬그머니 결과를 통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립대 교수는 “그간 대학이 정권 눈치를 보다 탄핵 국면에서 동력을 잃자 이제서야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동욱 동아대 국제학부 교수도 “진리·정의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이 권력의 압박에 굴복해 2년이나 검증 발표를 늦춘 것은 학계 일원으로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한국연구재단의 논문표절 검색앱을 사용해도 불과 몇분 안에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숙대 관계자는 이런 비판에 대해 “윤리위 규정상 본조사 기간이 정해져 있으나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연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문시연 총장 취임 후 윤리위원 교체 과정이 길어진 탓이란 설명이다. 지난해 9월 1일 취임한 문 총장은 같은 해 10월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 출석, 김여사 논문 검증에 관한 질문을 받자 “지난달 19일 윤리위원들을 선임해 논문 검증이 진행 중”이라며 “권한 안에서 윤리위를 구성했고 윤리위도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숙명여대 측은 김여사 논문 표절 여부에 대해선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숙대 윤리위 규정에 따르면 본 조사 결과는 제보자·피조사자에게 알려야 하지만 제보자측인 동문회에는 아직 이를 전달하지 않았다. 숙대 관계자는 “제보자 쪽에도 본 조사 결과를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이의신청 기간이 종료된 후) 결과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