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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데일리 단독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는 오는 12일 회의를 열고 고려아연과 영풍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4년 10월 금융감독원이 정식 회계감리에 착수한 지 약 1년 4개월만이다. 통상 감리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는 당국의 원칙을 깨고 이례적인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번 고려아연 감리의 핵심 쟁점은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손실의 고의적 누락 여부 △미국 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홀딩스 고가 매수 의혹 △자사주 공개매수 과정에서의 배임 및 부정거래 여부 등이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신생 사모펀드인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약 6000억원을 출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거액의 손실을 재무제표에 제때 반영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영풍의 경우 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한 폐기물 처리 비용을 충당부채로 반영했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됐다.
특히 이번 감리위에서 금감원은 고려아연 ‘고의적 손실 누락’ 혐의에 무게를 두고 최고 수준의 징계안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처리기준 위반 제재는 동기(고의·중과실·과실)와 중요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고의’는 가장 높은 수위의 제재다. 향후 개최될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이 판정이 유지될 경우 과징금은 물론, 대표이사에 대한 검찰 고발과 해임·면직 권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려아연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이미 내부적으로 고의 판정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안다”며 “3월 주총 전 사법 리스크가 공식화될 경우 경영권 방어 명분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의 관심은 타임라인에 쏠려 있다. 당국이 12일 감리위 개최를 확정한 건 3월 주주총회 전 징계를 확정 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감리위를 거친 안건은 통상 2주 뒤 열리는 증선위에서 최종 의결된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5일(제4차 증선위) 또는 3월 11일(제5차 증선위)에 최종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만약 주총 전 증선위에서 최종 징계 수위가 확정될 경우 약 4.8%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과 기타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은 요동칠 전망이다. 현재 MBK·영풍 연합과 최 회장 측의 이사회 진입 구도가 3대3 박빙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감리 결과가 주총 승패를 가를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고려아연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총 6명이다.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자리에 미국 정부가 합류한 합작법인(Crucible JV) 측 인사가 합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집중투표 전략에 따라 이사 선임 배분은 최 회장 측이 3인, MBK·영풍 연합이 3인으로 갈릴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별 사안에 대한 감리 일정과 구체적인 징계 수위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엄정하게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