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이 보기 2개 하고도 활짝 웃은 이유

주영로 기자I 2018.08.17 17:37:28

동아회원권 부산오픈 2R 16번, 18번홀 티샷 실수
OB 위기에서 나무 맞고 페어웨이로 떨어지는 행운
"두 홀에서 보기로 끝냈지만 행운의 보기였다"

박상현이 17일 경남 양산시 통도파인이스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 2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을 하기 전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KPGA)
[양산(경남)=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버디 행진 후 나오는 보기는 경기의 흐름을 끊어 놓는다. 그러나 OB가 될 뻔 했던 위기에서 보기로 홀아웃 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17일 경남 양산시 동토파인이스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총상금 5억원) 2라운드. 박상현(35)은 15번홀까지 버디만 6개 골라내며 선두를 넘봤다. 먼저 경기를 끝낸 고태욱(24·9언더파 135타)을 1타 차까지 추격하던 박상현은 마지막 3개 홀을 남기고 2개의 보기를 적어내 더 이상 추격의 고삐를 당기지 못했다. 선두 추격에는 실패했지만, 그다지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2개의 보기는 모두 OB의 위기에서 나온 ‘행운의 보기’였다.

16번홀(파5)에서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친 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OB 구역 쪽으로 날아갔다. 실망스러운 결과였지만, 행운이 따랐다. 다행히 칠 수 있는 지역에 공이 떨어졌다. 기사회생한 박상현은 5온 1퍼트로 막아내 보기로 홀아웃했다. OB가 났더라면 더 많은 타수를 까먹을 수 있었기에 기분이 나쁘지 않은 보기였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또 한 번 행운이 찾아왔다. 티샷한 공이 왼쪽 OB 구역 쪽으로 날아갔다.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날아가던 공을 바라보던 박상현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번졌다. 그 순간 공이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 쪽으로 떨어졌다. 154야드를 남기고 피칭 웨지로 두 번째 샷을 한 박상현은 온 그린에 성공했다. 아쉽게 3퍼트를 해 또 하나의 보기를 적어냈지만, 16번홀에서처럼 이번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고마운 보기가 됐다.

박상현은 “두 번 모두 치는 순간 OB라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다”면서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로 떨어지는 순간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고 멋쩍어 했다.

3홀을 남기고 2타를 잃었지만,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를 적어낸 박상현은 5시 40분 현재 3위에 자리했다. 단독 선두 고태욱(9언더파 135타)과는 3타 차다.

박상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KBC 오거스타 출전을 놓고 고민했다. 한국과 일본 대회를 두고 저울질하던 그는 상금과 대상 1위를 지키기 위해 국내 대회 출전으로 마음을 굳혔다. 상반기에만 시즌 2승을 올린 박상현은 현재까지 상금과 대상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2005년 데뷔해 아직 한 번도 상금왕과 대상 타이틀을 거머 쥐지 못했던 박상현으로서는 이번 기회마저 놓치기 싫었다. 박상현은 대상보다 상금왕에 더 욕심을 냈다.

박상현은 “데뷔 이후 세 차례나 상금랭킹 2위를 했다”면서 “하반기에는 국내 대회에 많이 출전할 수 없어 이번 대회에서 3승을 올리고 싶은 생각에 출전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두 번의 행운덕에 우승 경쟁에서 크게 밀려나지 않으면서 박상현의 선택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박상현은 우승을 정조준했다. 그는 “어제(1라운드)에 이어 오늘(2라운드)도 마지막에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가 나왔다”고 아쉬워하면서 “ 조금 더 집중해서 남은 3,4라운드를 준비하겠다”고 이날의 실수를 돌아봤다. 이어 “샷 감각이나 퍼트까지 모두 좋아야겠지만, 3,4라운드부터는 자신감이 더 중요하다”며 “코스 안에서 집중하면서 얼마나 내 경기를 잘 펼칠 수 있는지가 승부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다시 한번 집중을 강조했다. 박상현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007년 김경태와 강경남 이후 11년 만에 KPGA 코리안투어에서 시즌 3승을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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