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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5-1 대승을 거뒀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가 페널티킥으로만 2골을 터뜨리고 히샬리송(에버턴), 필리페 쿠티뉴(아스톤빌라), 가브리에우 제주스(맨체스터 시티)가 1골을 성공시키며 한국 수비진을 초토화했다.
네이마르 등 주축 선수들이 경기 일주일 전 한국에 들어와 남산, 에버랜드 등 서울 관광을 다니고 강남 클럽에서 밤 문화를 즐겼다. 마치 경기하러 온 것이 아니라 관광을 온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선 브라질은 180도 달랐다. 비록 친선경기지만 브라질 선수들은 대충 뛰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내내 강한 승부욕을 드러내며 한국을 몰아붙였다. 압도적인 개인기로 한국 선수들을 따돌렸고 스피드나 순발력도 한 수 위였다.
가장 인상적인 강한 전방 압박이었다. 네이마르 등 브라질 공격수들은 후방에서 한국 수비진이 공을 잡을 때마다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맹수처럼 달려들었다.
브라질 공격수 3~4명이 한꺼번에 압박하자 우리 수비수들은 당황하는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한국 골문 앞에서 허둥대다 여러 차례 공을 빼앗기며 위험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이 오랫동안 공들여 완성했던 ‘후방 빌드업’은 브라질의 압도적인 압박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브라질 선수들이 보여준 프로 의식도 남달랐다. 전날 훈련에서 오른쪽 발등 부상을 당했던 네이마르는 이날 경기 출전이 어려울 것처럼 보였다. 실제 이날 아침 SNS에 발등이 부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언제 다쳤느냐는 듯 선발로 출전했고 경기 내내 한국 진영을 휘저었다. 두 번의 페널티킥에서 모두 키커로 나섰고 골키퍼 김승규를 농락하듯 완전히 속이면서 골을 넣었다.
전날 부상을 당했음에도 후반 33분까지 78분 간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빈 네이마르는 교체로 물러나면서 6만여 축구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받았다.
수비형 미드필더 카제미루(레알 마드리드)는 지난달 28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뛰고 뒤늦게 한국에 입국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임에도 이날 출전을 자청했고 선발로 나섰다. 지칠 줄 모르는 움직임으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브라질 선수들의 놀라운 프로 정신은 경기 후에도 이어졌다. 한국과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서 비공개 훈련을 가진 것.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이 모여 마치 실전처럼 진지하게 추가 훈련을 했다. 이는 왜 브라질이 오랜 시간 세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