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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완은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대 KT위즈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은퇴식은 나지완의 오랜 응원가인 ‘나는 나비’가 울려 퍼지면서 시작됐다. 영원한 동반자인 아내 양미희씨와 함께 자리한 나지완은 레드카펫 위에 설치된 단상에 서서 담담히 은퇴 소감을 전했다.
“저 이제 떠나요”라고 웃으며 말을 시작한 나지완은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KIA 선수로서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나지완은 15년 전 데뷔 첫 타석 당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는 ‘타석에 들어가니까 지금 KIA 수석코치님인 진갑용 코치님이 ‘마 인사 안 하나’라고 하더라. 그래서 인사를 드렸는데 수석코치님이 ‘뭐 줄꼬’라고 했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3구 삼진을 당해 벤치로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 타석으로 시작해 벌써 15년 시간이 흘렀다“고 떠올렸다.
나지완은 “우리 아들이 꼭 야구하는 모습을 봤으면 하는 생각으로 간절한 바람으로 하루하루 버텼다”며 “지금까지 저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마쳤다. 그는 아버지와 아내, 그리고 KIA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이범호 현 KIA 타격코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은퇴식의 클라이막스는 따로 있었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 순간을 재현한 것. 상대 투수도 없고 진짜 공이 날아온 것도 아니지만 나지완은 그때 모습 그대로 힘껏 배트를 휘둘렀다. 진짜 홈런을 친 것처럼 펄쩍펄쩍 뛰면서 그라운드를 돌았다. 더그아웃에 있던 KIA 선수들은 모두 뛰어나와 물을 뿌리면서 끝내기 홈런 기분을 만끽했다.
나지완은 동료들과 마지막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사전 모집된 팬 221명과도 손을 마주쳤다. ‘221’은 나지완의 통산 홈런 개수다. 나지완이 손을 흔들며 그라운드를 도는 동안 그의 주제가인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가 울려퍼져 감동을 더했다.
KIA 동료들에게 헹가레를 받은 나지완은 등번호 ‘29번’이 적힌 유니폼을 장정석 단장에게 반납한 뒤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면서 은퇴식을 마무리했다.
나지완은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아 KIA에 입단했다. 2008년 KIA 구단 최초로 신인 개막전 4번 타자로 기용될 정도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특히 나지완은 2009년과 2017년 KIA의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투수 채병용으로부터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순간은 지금도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명장면으로 꼽힌다.
나지완은 통산 1472경기에 출전, 1265안타, 221홈런, 862타점, 668득점, OPS(출루율+장타율) .857을 기록했다. 특히 그가 기록한 221홈런은 김성한 전 KIA 감독(207개)을 넘어 타이거즈 출신 타자 역대 최다 홈런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