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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은 0-2로 뒤진 3회초 평범한 내야 뜬공을 놓쳐 위기를 자초했다. 실책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KT는 대량실점을 허용했고 5-9로 패했다. 타석에서도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당하면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다음날 PO 2차전에서도 황재균은 다시 실책을 저질렀다. KT는 2차전 마저 2-3으로 내주면서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황재균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PO 4차전을 앞두고 “황재균이 신경도 안 쓰더라. 미안한 마음도 없는 것 같더라”며 웃었지만 정작 본인의 속마음은 타들어갔다. 수비에 대한 불안감이 그를 짓눌렀다.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PO 4차전에서도 황재균은 1회말 첫 타자부터 실책을 기록했다. 선두 타자 손아섭의 쉬운 타구를 놓쳤다. 이번 PO 4경기에서 기록한 세 번째 실책이었다.
황재균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마운드에 있던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손을 들어 미안함을 표했다.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더그아웃에 들어온 뒤에도 굳은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1회말 무사 3루 찬스에선 투수 앞 땅볼로 기회를 무산시키는 등 황재균의 수난시대는 4차전에도 계속 되는 듯 했다.
하지만 황재균은 황재균이었다. 기어코 자신의 힘으로 앞선 실수들을 만회했다. 3-0으로 앞선 2회초 1사 1, 3루 기회에서 상대 팀 두 번째 투수 이재학을 상대로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팀에 승리 기운을 안겼다.
이어 6-0으로 앞선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솔로홈런을 쏘아올렸다. 그제서야 표정이 살짝 풀린 듯 했다. 홈런 세리머니를 펼친 것은 아니지만 차분함 속에서 안도감이 그에게 느껴졌다.
이널 황재균은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면서 KT의 11-2 대승을 견인했다. 이날 승리로 KT는 2패 뒤 2연승을 거두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황재균은 “오늘 같은 실책은 하면 안 되는 플레이였다”라며 “쿠에바스가 잘 막아줘 실수를 잊고 다음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선 “볼카운트 2볼에서 이재학의 체인지업을 노렸고, 실투가 나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황재균은 “그동안 타격감은 괜찮았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답답했다”면서 “이제는 기분 좋게 다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