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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9·토트넘)이 이라크가 ‘침대축구’를 펼쳤다는 자신의 발언을 인정하지 않은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 대표팀 감독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손흥민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 레바논전을 이틀 앞둔 5일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이라크가 침대축구를 했다는)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경기 끝나고 도핑 테스트를 받을 때 함께 한 이라크 선수도 내가 이해 안 가는 부분에 대해 선수 대 선수 입장으로 얘기를 많이 해줬다”며 “한국에 이기기 힘들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승점 1점이라도 가져가고 싶은 이라크의 마음도 축구 하는 사람으로서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10분, 5분에 그러는 것은 전술이라고 인정한다”면서 “하지만 시작과 동시에 골킥부터 시간 끌기를 하는 것을 제재하지 않는 것 자체가 큰 문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을 지도하셨던 아드보카트 감독이 (내 발언을 두고) 근본(근거) 없는 발언이라고 했다”며 “그는 나랑 다른 경기를 본 것인가. 이게 내 입장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손흥민은 지난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방송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시간 끌기에 치중하는 ‘침대축구’를 펼쳤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손흥민은 지난 이라크전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라크전에서 슈팅 수 ‘1개’에 그쳤던 손흥민은 “나도 슈팅을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자신있는 것이 슈팅이지만 좋지 않은 자세에서 슈팅을 때리면 팀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도 “이제는 욕심을 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고쳐나가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기력이 안 좋아서)선수들에게 미안하다”면서 “이틀 전에 들어왔건 하루 전에 들어왔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 것은 결국 핑계다”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계속 상대 밀집수비와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손흥민은 “어떻게 하면 세밀한 플레이로 우리가 공간을 더 많이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상대 수비를 더 많이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선수들과 의견을 나눴다”며 “결국 이런 것들은 선수들의 움직임으로 풀어나가야 하는데 큰 숙제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팬들과 만나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 대한 아쉬움도 숨기지 않았다. 손흥민은 “과연 축구라는 스포츠가 팬 없다면 존재할까 하는 생각을 항상 한다”면서 “텅 빈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것 자체가 흥도 안 나고, 그냥 에너지가 아주 부족한 것 같다”고 밝혔다.
어울러 “관중들과 함께 감탄하고 환호하는 그런 기분이 매우 그립다”면서 “경기장에서, 많은 팬분들과 함께 웃고, 때로는 울고…그런 시간을 빨리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손흥민은 레바논전을 앞두고 “첫 경기 결과가 너무나도 안타까웠는데 이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앞으로 9경기에서 팬 여러분의 많은 응원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