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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아웃 위기 딛고 'KS 에이스' 부활한 네일..."6차전 구원도 OK"

이석무 기자I 2024.10.26 18:36:04
2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말 KIA 선발 투수 네일이 교체되면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타구에 얼굴을 맞고 턱뼈가 골절돼 시즌 아웃 위기에 몰렸던 KIA타이거즈 외국인투수 제임스 네일(31)이 한국시리즈(KS)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네일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프로야구 2024 KBO KS 4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을 6피안타 2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견인했다.

네일은 지난 8월 24일 NC다이노스와 정규시즌 경기 도중 상대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의 강한 타구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았다. 본인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더그아웃으로 뛰어들어갈 정도로 부상은 심각했다.

정밀검사 결과 턱관절 골절. 긴급 수술까지 받았다. 시즌 아웃은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투구는 커녕 앉아서 밥을 먹는 것조차 쉽지않았다.

그런데 네일은 포기하지 않았다.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개인 훈련을 시작했고 곧바로 투구 훈련에 돌입했다. 놀라운 회복력이었다. 무엇보다 본인의 복귀 의지가 너무 강했다. 구단에서 오히려 오버페이스를 걱정할 정도였다.

결국 네일은 에이스의 모습으로 KS 무대에 돌아왔다. 지난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S 1차전에 선발로 나와 5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6회초 김헌곤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기는 했지만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과 스위퍼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면서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네일이 5회까지 삼성 선발 원태인(5이닝 2피안타 무실점)과 대등한 승부를 펼쳐준 덕분에 KIA는 서스펜디드게임 선언 후 이틀 뒤 재개된 1차전에서 기분좋은 역전승을 일궈낼 수 있었다.

1차전에서 네일과 원태인이 모두 빛났다면 이날 4차전은 네일이 독부족으로 돋보였다. 겨우 나흘 휴식 후 등판한 원태인이 체력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2⅓이닝 동안 6안타, 3볼넷 6실점을 내준 뒤 조기 강판된 반면 네일은 1차전과 다름없이 역투를 펼쳤다.

투심 패스트볼과 변형 슬라이더인 스위포를 앞세워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삼진을 7개나 빼앗을 정도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부상을 안고 마운드에 오르는 것도 대단한데 부상 전과 다름없는 월등한 투구로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네일은 KIA가 7-0으로 앞선 4회말 2사 1, 2루에서 김영웅에게 우익수 쪽 1타점 적시타를 맞은데 이어 5회말에는 이재현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2실점을 당하긴 했지만 이미 KIA 타선이 점수를 충분히 뽑아준 뒤였다.

사실 네일은 더 길게 던질 수도 있았다. 5⅔이닝을 던지면서 투구수가 71개에 불과했다. 경기가 일찌감치 기울지 않았더라면 네일이 충분히 1~2이닝은 더 던질 수 있었다.

이범호 KIA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네일에 관한 칭찬을 계속 이어갔다. 그는 “네일은 1회부터 5회까지 구속 저하 없이 전력으로 공을 던졌다”며 “네일이 없었으면 이번 경기는 물론, 올 시즌 자체가 어려웠을텐데 참 고맙다”고 강조했다.

네일을 6회 2사 2루에서 교체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전력으로 공을 던진 탓에 5회가 끝난 뒤 네일이 힘이 빠졌다고 했다”며 “구위가 떨어졌다는 것을 느낀 네일이 교체를 요청했는데 6회 세 타자까지만 책임져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네일은 “병상에 있을 때도 오늘과 같은 장면을 상상했다. 상상했던 장면이 현실로 펼쳐졌다”며 “KS 등판을 위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준비했고,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흡족해했다. 아울러 “팬들의 환호 덕에 경기에 더 집중했고 마운드에서 힘을 내게 한 원동력이 됐다”며 “29일 6차전에 구원 등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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