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선두 나희원, 상금 60위의 반란…“시드전 압박감 내려놨어요”

주미희 기자I 2022.11.04 19:35:59

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 2라운드 공동 선두
상금 순위 60위로 시드 유지 최우선이었지만
150개 대회 만에 첫 우승 가능성까지

나희원이 4일 열린 S-OIL 챔피언십 2라운드 후 공식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제주=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은 유독 긴장감이 흐른다. 이 대회 결과로 상금 순위 70위까지만 최종전인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최종전 결과로 상금 순위 상위 60명만 다음 시즌 풀 시드를 받을 수 있다. 60위 밖으로 밀려나면 지옥의 시드전을 치르고, 시드전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하면 다음 시즌은 2부투어인 드림투어에서 뛰어야 한다. 그야말로 S-OIL 챔피언십부터 ‘생존 경쟁’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상금 순위 60위인 나희원(28)은 4일 제주 제주시의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S-OIL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엮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2라운드까지 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한 나희원은 정연주(30)와 공동 선두를 달렸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최종전에 나설 수 있고 시드 유지 가능성도 있었던 나희원으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나희원은 “(시드 유지에 대해) 신경을 안쓸 수는 없지만, ‘시드전에 가면 가는 거고 안가면 좋고’라는 마음가짐으로 플레이했다. 압박감을 받으면 내 샷에 집중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압박감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날 강풍이 분 것도 나희원에게는 도움이 됐다. 나희원은 바람이 많이 부는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골프 유학을 한 적이 있다. 나희원도 “비보다는 바람을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다.

나희원은 “풀 스윙보다는 펀치 샷과 낮게 치는 샷에 자신이 있다”며 “바람에 익숙하고 바람을 이용한 아이언 샷에 나만의 기술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나희원에게는 지난달부터 행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열린 위믹스 챔피언십은 대회 스폰서가 바뀌면서 나희원에게 출전 자격이 생긴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원래대로라면 상금 순위 상위 78명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여서 80위 밖에 있던 나희원은 출전할 수 없었는데, 타이틀 스폰서가 바뀌면서 출전 선수가 96명으로 늘어났고 나희원도 가까스로 참가 기회를 잡았다.

당시 대회가 열린 강원 평창군의 알펜시아 컨트리클럽도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나희원은 여기서 4위라는 좋은 순위를 기록하면서 상금 순위를 60위권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남은 이틀 동안 이 순위를 유지하는 것이 나희원의 목표다. 나희원은 2016년에 KLPGA 투어에 처음 발을 들였고 아직까지 우승은 거둔 적이 없다. 2018년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으나 배선우(28)에게 8타 차 역전 우승을 당했고, 올해 4월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도 3라운드 선두에 올랐으나 11위로 대회를 마친 바 있다.

나희원은 “올해 개막전에서는 너무 오랜만에 선두에 올라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까먹었던 것 같다. 후반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하이원리조트 대회 때는 결과를 먼저 생각하다가 무너졌다”며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과정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나희원은 지난 달까지 상금 순위가 80위 밖으로 밀렸을 떄는 ‘골프를 그만해야 되나’ 고민할 정도로 힘들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150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노린다.

그는 “긴장은 하겠지만 스스로 압박감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나희원이 S-OIL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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