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태균은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의 뜨거운 축하 속에 은퇴식을 갖고 야구선수 인생을 마무리했다.
오프닝 영상 상영으로 시작된 은퇴식은 김태균과 함께 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윤규진, 송창식, 최진행, 김회성 등이 등장하면서 점차 분위기가 고조됐다. 말끔한 양복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태균은 1루 더그아웃에 자리한 현역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정민철 단장 및 은퇴 동료 선수들과 함께 마운드 위에 섰다.
정민철 단장은 헌정사를 통해 동료이자 후배였던 김태균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한 선수가 오랜 시간 동안 같은 팀, 같은 선후배, 그리고 같은 팬들과 동고동락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김태균 선수처럼 간판스타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뛰었던 선수라면 말이다”고 말한 뒤 눈물을 흘렸다.
이어 “정근 고향 팀이지만 때로는 감동해야 할 부담감이 너무 커서 훌쩍 떠나고 싶을 만큼 힘겨운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또 숙명 같은 책임감을 느끼며 마음을 다스렸을 것이다. 그 긴 시간을 함께 해주고 이겨내줘 동료로서, 선배로서 고마웠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말을 이어갔다.
정민철 단장은 “태균아. 너와 함께 뛰고, 너의 경기를 보는 건 나에게 큰 영광이었고 특권이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축하한다. 이글스의 영광을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리자”라며 헌정사를 마무리했다.
김태균은 은퇴사를 하는 내내 여러 차례 말을 잇지 못했다. 은퇴식 전에는 ‘울지 않겠다’고 했던 그의 눈은 붉게 물들었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김태균은 “수천 번 한화이글스 김태균 선수라고 내 자신을 소개했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한화이글스 김태균 선수라고 소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소개할 마지막 자리라고 생각하니 속상하고 안타깝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내가 방망이를 처음 잡았던 30년 전 한화이글스는 나의 첫 꿈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런 팀에 지명받아 선수 생활을 했고 많은 팬들 앞에서 내 야구 인생의 마침표를 찍게 돼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김태균은 “긴 시간 동안 우리 한화이글스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의 존재가 더 빛났다. 한화이글스 팬들은 저에게 큰 존재였다”며 “우리 한화이글스 팬들은 저를 언제나 자랑스러워했고 아껴줬다. 팬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에 더 나은 김태균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화이글스는 지금 가장 큰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 팬들이 염원하는 정상에 그날이 꼭 올 것이라 믿는다”며 “나도 팬들과 함께 한화이글스가 정상에 서는 그날까지 항상 응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할 때는 감정이 최고조에 올랐다. 김태균은 후배 선수들을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후배들아. 형이 같이 운동하고 땀을 흘릴 수는 없지만 형의 아쉬운 한 부분을 꼭 채워줄 수 있을것이라고 믿는다. 항상 자신을 채찍질하고 자신과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 믿고 형이 항상 응원할께”라고 진심을 전달했다.
김태균이 은퇴사를 마친 뒤 전광판을 통해 각 팀 주요 선수들의 축하 메시지가 이어졌다. 한화이글스를 거쳐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활약 중인 류현진도 화면으로 등장해 김태균이 열어갈 새로운 인생의 성공을 기원했다.
김태균의 공식 은퇴식 행사에 이어 등번호 ‘52번’에 대한 영구결번식이 이어졌다. ‘52’가 적힌 대형 조형물이 공개되는 순간 하늘에선 화려한 불꽃놀이와 드론쇼가 펼쳐져 장관을 연출했다. 김태균은 자신이 오랫동안 활약했던 대전구장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돈 뒤 가족과 후배 선수들의 응원 속에 은퇴식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