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밝은 성격이라는 유현조(19)의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9일 경기 이천시의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4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을 제패한 그의 우승 인터뷰에서.
유현조는 이날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고,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해 정상에 올랐다.
KLPGA 투어에서 신인이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건 2019년 임희정 이후 유현조가 5년 만이다. 이번 시즌 신인 우승은 유현조가 처음이고, 역대 신인 선수의 메이저 우승도 유현조가 10번째에 불과하다.
또 신인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투어 첫 우승을 따낸 건 2013년 한국여자오픈 전인지 이후 역대 8번째이자, 11년 만의 기록이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던 유현조는 최종일 5, 6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잠시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으나 이후 버디만 5개를 쓸어 담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전반에 쉽게 풀리지 않아서 우승 생각을 하지 않았다. 후반에 연속 3홀 버디를 잡으면서 ‘나도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돌아봤다.
유현조는 “너무 긴장돼서 잠을 잘 못잤다”며 “같은 조에서 경기한 배소현, 성유진 언니가 끝까지 추격하셔서 빨리 달아나고 싶었다. 17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유현조는 2위 성유진(24)에 1타 앞서 있던 17번홀(파4)에서 무려 18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2타 차로 달아났고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넣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어떻게든 파를 해야 다음 홀에서 편하게 칠 수 있어 거리감에 신경 썼다. 들어갈 줄은 몰랐다”며 “우승하려면 긴 퍼트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18m 버디 퍼트가 들어간 게 ‘우승하라’는 신의 계시였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2005년생인 그는 “아직 메이저 우승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몇 주 후 상금이 들어오면 그때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입담을 선보였다.
우승 상금으로 2억 1600만원이라는 큰 돈을 벌게 된 소감을 묻자 “투어에 입문하면서 ‘내 집 마련’이 목표였다. 현금으로 집을 살 수는 없겠지만 오늘 우승으로 목표에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다”고도 말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팬으로도 유명한 그는 골프 레슨을 하게 된다면 누구를 레슨하고 싶냐는 질문에는 “원래 윤영철 선수를 좋아했는데 김도영 선수 레슨을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김도영 선수가 홈런을 많이 치니까 거리도 많이 날 것 같고, 나이도 비슷하니 얘기가 더 잘 통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다음 목표는 1승을 더하는 것과 신인왕. 당장 눈앞에 놓인 목표는 부모님께 시계를 사드리는 것이다. 유현조는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울컥한 와중에도 “아빠, 시계 사줄게!”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우승하면 시계를 사드리겠다고 했는데 드디어 사드릴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또 인터뷰를 마무리하려는 아나운서를 향해 황급히 “한마디만 더 해도 되겠냐”고 물은 뒤, 중학교 때부터 자신을 후원해준 메인 스폰서 삼천리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등 당돌한 모습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