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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도·도전자도 '내가 이겼다'...모두가 찜찜한 무승부

이석무 기자I 2023.09.17 21:25:15
무승부 결과가 나오자 챔피언 알렉사 그라소(왼쪽)와 도전자 발렌티나 셰브첸코가 모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UFC
챔피언 알렉사 그라소(왼쪽)와 도전자 발렌티나 셰브첸코가 치열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UFC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챔피언도, 도전자도 모두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유일한 멕시코 UFC 챔피언 알렉사 그라소(30·멕시코)는 멕시코 독립기념일 대회에서 간신히 챔피언 벨트를 지켰다.

그라소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노체 UFC: 그라소 vs 셰브첸코 2’ 메인 이벤트 여성 플라이급(56.7kg) 타이틀전에서 발렌티나 셰브첸코(35·키르기스스탄/페루)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 명의 부심은 그라소에게 48-47, 또다른 한 명은 셰브첸코에게 48-47로 더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세 번째 부심이 47-47 동점으로 채점하면서 결국 스플릿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그라소는 1차 방어에 성공했지만 찜찜함을 지우진 못했다. 그라소와 셰브첸코의 3차전도 불가피하게 됐다.

5라운드 내내 숨막히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도전자 셰브첸코는 잽과 테이크다운을 활용해 점수를 땄다. 반면 챔피언 그라소는 적극적으로 넉다운을 노리면서 임팩트 있는 공격으로 라운드를 가져가려 했다.

먼저 앞서 나간 쪽은 도전자였다. 셰브첸코는 1라운드 원거리 잽싸움에서 앞서며 그라소를 공략했다. 그라소가 거리를 좁혀 타격 교환을 하려는 순간에는 더블레그 테이크다운으로 그라운드에 접어들었다.

2라운드에는 그라소가 녹다운을 기록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라소는 타격 교환 과정에서 오른손 스트레이트 펀치를 맞혀 셰브첸코를 쓰러뜨렸다. 셰브첸코는 곧바로 일어났으나 그라소는 니킥을 쏟아내며 피니시를 노렸다. 셰브첸코는 레슬링으로 그라소를 넘어뜨린 후 컨트롤하며 간신히 피니시 패배를 면했다.

3라운드는 셰브첸코가 테이크다운 후 그라운드 컨트롤로 가져갔다. 4라운드에는 그라소의 반격이 거셌다. 셰브첸코의 테이크다운 실패를 이용해 파상 공격을 퍼붓고, 역으로 테이크다운까지 성공했다.

운명의 5라운드엔 도전자가 승기를 잡는 듯했다. 셰브첸코는 잽으로 그라소의 얼굴을 계속 때렸다. 그라소의 얼굴은 피로 물들었다. 하지만 셰브첸코가 언더훅을 파고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다 넘어졌고 그라소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전광석화같이 백포지션을 장악했다. 그라소는 강력한 그라운드 앤 파운드 공격을 퍼부은데 이어 리어네이키드 초크 서브미션까지 시도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결국 부심들은 경기를 무승부로 판정했다. 타이틀을 지킨 그라소는 “나는 많은 데미지를 줬고, 내 펀치가 더 강했다. 내가 이겼다”며 판정에 동의하지 않았다. 3차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코치, 매니저와 얘기해봐야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셰브첸코 역시 판정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당연히 내 승리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멕시코 독립기념일 대회기 때문에 저지들이 살짝 압박을 느낀 거 같다. 그라소는 멕시코 파이터기 때문“이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나는 충분히 이길 만한 경기를 했다”며 “공정한 대회였다면 내가 이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여성 플라이급에는 두 명의 유력 타이틀 도전자가 대기하고 있다. 랭킹 공동 2위인 9연승(UFC 6연승)의 11연승(UFC 6연승)의 마농 피오로(33·프랑스)와 에린 블랜치필드(24·미국)다.

그라소와 셰브첸코의 3차전이 곧바로 펼쳐질지, 아니면 다른 선수에게 기회가 갈 것인지 현재로선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노체 UFC’는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가 멕시코 독립기념일(현지 시간 9월 16일)을 맞아 준비한 특별 이벤트로 플라이급 챔피언 그라소를 비롯한 멕시코계 파이터들이 대거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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