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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오픈 우승 김비오 "아직 우물 안 개구리..다음 목표는 PGA"

주영로 기자I 2022.06.05 16:27:43

SK텔레콤오픈 19언더파 정상..시즌 2승
2011년 PGA 투어 진출 후 3년 만에 국내 컴백
"10년 전 어렸고 준비 덜 돼..올해 다시 도전"
5월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출전
"내 경기만 잘하면 PGA 선수와 경쟁 가능할 것"

김비오가 5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시즌 2승째를 따낸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서귀포(제주)=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였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2022시즌 코리안투어에서 가장 먼저 2승 고지에 오른 김비오(32)는 기쁨을 만끽하기보다 채찍질로 더 먼 미래를 내다봤다.

김비오는 5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 골라내며 8언더파 63타를 쳐 최종합계 19언더파 265타로 2위 강윤석(12언더파 272타)을 7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이어 약 한 달 만에 2승 고지에 오른 김비오는 시즌 상금(5억6000만원)에 이어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2008년 일본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를 제패하며 2009년 일본에서 먼저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비오는 2010년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하며 PGA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듬해 2부 투어로 떨어졌다. 2012년엔 PGA 2부 투어를 뛰며 코리안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미국 투어를 병행해 코리안투어에 4개 대회밖에 뛰지 않았으나 2승을 거두면서 최소 대회 출전 상금왕이라는 진기록을 썼다.

하지만 성공의 달콤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3년 동안의 PGA 투어 활동을 마무리하고 2014년 코리안투어로 복귀했다. 이후 예전의 실력을 되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4년 상금랭킹 64위, 2015년 27위, 2016년 44위, 2017년 27위에 그쳤다.

2018년 다시 한번 PGA 투어 진출을 노린 김비오는 콘페리 투어를 뛰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다시 돌아왔다.

2019년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과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 경북오픈에서 2승을 거두면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2021년 LG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2승을 올리며 10년 만에 상금왕 탈환의 발판을 만들었다.

PGA 투어에 도전해 3번이나 실패의 쓴맛을 봤지만, 김비오는 여전히 꿈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이날 우승 뒤 기자회견에서 “10년 전엔 미국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친구를 만나고 싶은 마음도 더 컸고 실력 차도 있었겠지만, 어려서 그런지 준비도 덜 됐던 것 같다”고 실패했던 지난날을 돌아봤다.

김비오는 올해 다시 PGA 투어의 문을 두드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에는 남자골프의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로 열린 PGA 챔피언십에 출전해 다시 한번 미국 진출의 꿈을 키웠다.

그는 “우리금융 챔피언십 연습라운드 중 PGA 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준비기간이 짧아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해 아쉬웠으나 PGA 투어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저도 제 경기만 잘하면 충분히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경쟁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걸 느꼈다. 물론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하지만, 결과보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다”고 메이저 대회에 다녀온 뒤 변화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PGA 투어에 대한 갈망이 남아 있다”며 “PGA 챔피언십에 가서 보니 아직도 제가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느꼈다. PGA 선수들은 거리만 멀리 나가는 게 아니라 14개 클럽을 모두 잘 다뤘다. 다만 무작정 그 선수들을 따라가려고 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경기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끊임없는 노력을 강조했다.

김비오는 애초 같은 기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참가를 고민했으나 최종적으로 SK텔레콤 오픈 참가를 선택했다.

그는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뒤 약 2주 동안 행복했으면서 골프가 잘 안 됐다”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인터내셔널 시리즈에 갔다 오는 것도 좋지만, KPGA 투어에 전념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고 상금이나 세계랭킹 등을 떠나서 좋은 코스, 긍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번 대회 출전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코리안투어 상금과 대상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이름을 올린 김비오는 8일 발표 예정인 남자골프 세계랭킹에서도 100위권 진입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 세계랭킹 포인트는 9점이다.

SK텔레콤 오픈 우승자 김비오(왼쪽)과 최경주가 시상식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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