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해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 마지막 날 막판 4개 홀에서 ‘버디-버디-버디-이글’을 뽑아내며 경기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유해란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에 버디 6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2개로 막아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단독 5위를 확보하고 먼저 경기를 끝냈다.
선두에 7타 뒤진 공동 12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유해란은 7번홀까지 버디만 2개 골라냈으나 9번홀(파5)에서는 보기를 적어냈다. 전반에 타수를 줄이기는 했으나 9번홀은 버디가 많이 나오는 홀 중 하나여서 아쉬움도 있었다.
후반 들어서는 11번홀(파4) 버디에 이어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하면서 점수를 줄이지 못하던 유해란은 15번홀(파5)부터 버디 사냥의 시동을 걸었다. 이어 16번(파3)과 17번홀(파4)에서도 연속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5위로 순위를 끌어 올린 유해란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선 2온에 성공한 뒤 약 2m 거리의 이글 퍼트를 넣어 단독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해란은 “이보다 더 완벽한 마무리는 없는 것 같다”라며 “18번홀에서 티샷을 잘해놓으면 버디 기회가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맞았고 남은 거리가 145야드에 불과해 7번 아이언으로 핀 앞쪽을 공략한다는 것이 그대로 잘 맞아서 이글로 연결됐다”라고 이날 경기 결과에 만족해했다.
LPGA 투어 2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유해란은 올해 더욱 탄탄한 경기력으로 톱10 횟수를 늘리고 있다. 특히 4월 셰브론 챔피언십 5위에 이어 지난달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공동 9위 등 앞서 열린 3개의 메이저 대회 중 2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고 이번 대회까지 메이저 대회 3번째 톱10이 유력해졌다.
유해란은 “우승을 더 많이 하면 좋겠지만, 골프라는 게 우승하지 못한다고 해서 잘못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올해 경기를 보면 지난해보다 훨씬 탄탄해졌고, 메이저 대회에서도 계속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해란은 지난해 월마트NW 아칸소 오픈에서 LPGA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유해란에겐 조금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2018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참가했던 인연 때문이다. 당시 국가대표였던 유해란은 한국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 아시아 챌린지에서 우승해 메이저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기회를 잡았다. 아쉽게 컷 탈락해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으나 6년 만에 첫 톱10을 장식하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입증했다.
유해란은 “6년 전에 아마추어 자격으로 이 대회에 참가해서 그런지 다른 메이저 대회보다 애정이 있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더 크다”라며 “지난달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양희영 선수의 우승을 보면서 언제든 기회가 온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저도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를 마친 유해란은 15일 미국으로 이동해 다나 오픈과 CPKC 여자오픈까지 2개 대회를 치른 뒤 8월에는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참가할 예정이다. 유해란은 2019년 이 대회에서 프로 첫 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