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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한이 3선발로 제 몫을 다 했다.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 5회까지 안타 3개만 내주며 4사사구 2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진은 단 1개도 없었다. 하지만 효과적으로 맞춰잡는 투구를 하며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히며 긴 이닝 소화를 못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은 충실하게 해낸 경기였다.
손민한은 시즌 막판까지만 해도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들지 못하던 선수였다. 김경문 감독도 시즌 막판 “이재학과 이태양은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4일 휴식 후 등판시킬 것”이라는 이야기도 하며 선발진 구상을 굳힌 듯 했다.
손민한은 경험은 많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은 적었다. 구위로 밀어붙여야 유리하다는 단기전에서 선발 한 자리를 맡기기엔 다소 의구심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손민한의 두산전 상대성적도 고려해야했다. 5경기에 선발로 나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리즈를 준비하며 청백전을 통해 상황이 바뀌었다. 선발 이재학이 컨디션이 좋지 못했고 오히려 손민한의 컨디션이 더 좋았다. 2차례 불펜으로 나서 3이닝 동안 1피안타 3탈삼진을 기록했다.
단순한 결과보다 김 감독의 마음을 흔든 건 다른 데 있었다. 손민한의 강한 의지였다. 손민한은 팀내 최고참이다. 어차피 연습경기니 전력을 다하지는 않아도 되는 게임이다. 하지만 손민한은 등판하는 동안 단단히 기합을 넣고 소리도 질러가며 파이팅을 냈다. 포스트시즌에 대한 강한 집중력도 보였다. 이호준도 “평가전 때도 악을 지르면서 던지더라. 제일 열심히 했다”고 귀띔했다.
김 감독은 그 경기가 끝난 후 선수단 전체 미팅을 통해 “3선발은 손민한”이라고 발표했다. 손민한이 연습경기서 보여주던 그 행동과 메시지가 플레이오프에서도 선수들에게 강한 메세지로 전달될 것이라는 생각했다. 김 감독은 기록을 떠나 손민한의 현재 컨디션과 그 의지를 봤다.
김 감독의 감은 적중했다. 손민한은 1회부터 제구가 흔들리며 만루 위기를 맞고 고전했지만 실점없이 넘겻다. 2회 실책이 겹치며 흔들리긴 했어도 무너지지 않았다. 3회초 타선의 든든한 지원사격 속에 손민한의 강점이 그대로 살아나며 5회까지 실점없이 틀어막았다.
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 준비를 하고 있던 손민한을 보며 이호준도 호투를 자신했다. “어차피 길게 던질 거 생각 안하고 있더라. 1,2회를 던지더라도 무조건 전력투구 할 생각인 것 같더라.”
김경문 감독, 그리고 이호준이 자신한 대로였다. 손민한은 불혹의 나이에 포스트시즌 최고령 선발 기록을 경신함과 동시에 포스트시즌 최고령 선발승 기록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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