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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격투기 한 시대를 평정했던 ‘브라질 파이터 3인방’ 앤더슨 실바(44), 조제 알도(32),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42·이상 브라질)가 안방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실바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UFC 미들급 챔피언을 지내면서 무적의 파이터로 불렸다. 이 기간 동안 무려 16연승을 달렸다, UFC 역사상 최장 연승 기록이다. 하지만 예전의 실바는 없다. 더이상 선수 인생을 이어가는 것이 무의미한 상황에 이르렀다.
실바는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 올림픽 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237’ 코메인이벤트에서 자레드 캐노니어(35·미국)와 맞섰지만 1라운드 4분47초 만에 레그킥으로 TKO패했다.
타격 공방을 벌이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어가던 실바는 오른쪽 무릎 뒷쪽에 레그킥을 허용한 뒤 그대로 주저앉았다. 타격에 의한 충격으로 부상이 찾아왔다.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허브 딘 주심은 곧바로 경기를 중단시켰고 케노니어의 TKO 승리를 선언했다. 실바는 계속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끝내 혼자 힘으로 일어나지 못하고 동료들의 부축을 받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야 했다.
실바는 이 패배로 최근 2연패 및 지난 7경기에서 1승6패의 부진에 빠졌다. 2013년에 이미 경기 중 왼쪽 다리 정강이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경험한 바 있다. 나이나 몸상태 등을 고려할 때 선수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과거 일본 프라이드FC와 UFC에서 정상급 파이터로 활약했던 호제리오 노게이라도 세월의 무상함을 느껴야 했다.
쌍둥이 파이터로 이름을 날렸던 ‘노게이라 형제’의 동생 호제리오 노게이라는 라이트 헤비급(93kg 이하) 언더카드 매치에서 15살이나 어린 라이언 스팬(27·미국)에게 1라운드 2분 7초 만에 KO패 당했다.
호제리오 노게이라는 한때 브라질 아마복싱 국가대표로 활약할 정도로 뛰어난 복싱 실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의 복싱 스킬과 경험도 스팬의 강력한 체력, 파워 앞에서는 효과가 위력이 전혀 없었다.
1라운드 시작부터 스탠딩 타격과 그라운드에서 계속 밀린 호제리오 노게이라는 펀치를 맞고 쓰러진 뒤 무차별 파운딩에 무너졌다. 이날 패배로 2001년 데뷔 후 9번째 패배(23승)를 당했다. 실바와 마찬가지로 선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전 UFC 페더급 챔피언 알도의 패배는 가장 충격적이었다. 실바와 호제리오 노게이라는 이미 40대에 접어들었고 전성기가 한참 지난 선수들이었다. 반면 알도는 이제 겨우 32살이고 여전히 타이틀 도전 후보로 거론돼왔다.
알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타이틀을 차지한 뒤 은퇴하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타이틀 도전에 앞서 전초전으로 삼으려 했던 경기에서 어이없이 무릎을 꿇었다. 타이틀에 도전할 명분도, 자격도 모두 사라졌다.
알도는 페더급 4위인 떠오르는 신흥 강자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0·호주)와 맞붙었지만 3라운드 내내 열세를 드러내면서 0-3 판정패했다.
알도는 볼카노프스키의 레슬링을 경계했지만 정작 그를 괴롭힌 것은 날카로운 로킥과 잽이었다. 알도는 계속해서 다리에 킥을 허용하면서 흔들렸다. 자신의 장점인 스피드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했다.
알도는 3라운드 내내 이렇다할 반격을 펼치지 못하고 무릎 꿇었다. 통산 전적은 28승5패가 됐다. 반면 볼카노프스키는 알도를 완벽하게 꺾으면서 2013년 이후 17연승을 기록했다. 차기 도전자로서 확실히 눈도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