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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중국 저장성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8강전에서 북한에 1-4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전반 11분 북한의 자책골로 먼저 앞서 나갔다. 하지만 전반 41분 손화연(현대제철)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10명이 싸운 한국은 후반 중반 이후 수비가 급격히 흔들렸고 후반에만 내리 3골을 내줘 무너졌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여자축구에서 4강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5위에 그쳤던 1998 방콕 대회 이후 25년 만이다. 이후 2002년 부산 대회와 2006년 도하 대회에선 4위, 2010년 광저우 대회, 2014년 인천 대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동메달을 기록했다.
아울러 한국은 이날 패배로 아시안게임 북한전 6연패를 기록했다. 북한과 역대 전적은 1승 3무 16패가 됐다. 2005년 8월 전주에서 열린 동아시아연맹컵에서 1-0으로 이긴 이후 13차례 맞대결에서 2무 11패에 그쳤다.
이날 한국은 베테랑 장신 공격수 박은선을 센터백으로 내리는 변칙 전술을 꺼내들었다. 손화연(현대제철)이 최전방 공격을 이끌었고 간판스타 지소연은 전은하(수원FC), 천가람(화천 KSPO)과 함께 중원에서 공격수들을 지원했다.
경기 시작부터 날카로운 신경전이 시작됐다. 전반 3분 북한 선수가 지소연에게 거친 태클을 하자 양 팀 선수들의 집단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은 전반 11분 행운의 선제골을 터뜨렸다. 김혜리가 차 코너킥이 북한 안명송 다리를 맞고 북한 골문 안으로 들어간 것.
하지만 한국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곧바로 반격에 나선 북한은 전반 20분 한국 진영 페널티박스 밖에서 얻은 프리킥을 리학이 직접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북한과 팽팽한 싸움을 이어가던 한국은 전반 40분 최대 악재를 만났다. 손화연이 북한 골키퍼 김은희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부딪혔는데 주심이 옐로카드를 꺼냈다. 손화연은 이미 경고를 한차례 받은 상태. 카드는 곧바로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이후 한국은 10명이 싸워야 했다. 후반전에는 북한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그래도 후반 중반까지는 한국이 꾸역꾸역 잘 버텼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30분 이후 체력과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후반 36분 안명송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이어 후반 45분과 후반 추가시간 연속골을 내줘 무릎을 꿇었다.
한편, 여자축구 8강전 현장에는 70여 명의 북한 응원단이 관중석에서 응원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인공기가 프린팅된 흰색 반소매 티셔츠를 맞춰 입은채 목이 터져라 응원전을 펼쳤다. 전반 중반 북한의 동점골이 터지자 한 젊은 여성 응원단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