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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오후 7시(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우승 후보 독일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1무 2패를 기록한 한국(승점 1)은 조 4위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1승 1무 1패의 독일(승점 4) 역시 콜롬비아를 꺾은 모로코(승점 6)에 2위 자리를 내주며 탈락의 쓴맛을 봤다. 독일은 대회 우승 후보로 꼽혔기에 더 충격적인 결과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격침했던 한국 남자 축구의 기적이 재현됐다.
한국은 3-5-2 전형을 택했다. 최전방에 케이시 유진 페어, 최유리가 나섰고 허리에는 장슬기, 조소현, 지소연, 천가람, 추효주가 자리했다. 수비 라인은 심서연, 이영주, 김혜리가 꾸렸고 골키퍼 장갑은 김정미가 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무득점 2연패에 빠진 한국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FIFA 랭킹 2위이자 우승 후보 중 한 팀인 독일을 상대로 다섯 골차 승리를 거둔 뒤 콜롬비아가 모로코를 이기길 바라야 했다. FIFA 랭킹 17위지만 72위 모로코를 상대로도 패했던 한국엔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섰다. 전반 2분 지소연의 전진 패스를 받은 케이시 유진 페어가 골문을 노렸다. 그러나 골키퍼와 골대를 차례로 때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좋은 흐름을 이어간 한국이 결실을 봤다. 전반 6분 조소현이 절묘하게 상대 수비 라인을 깨뜨렸다. 조소현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의 이번 대회 첫 골이었다. 또 월드컵 역사상 한국의 첫 선제 득점이었다.
16강 탈락 위기에 몰린 독일이 반격했다. 전반 11분과 14분 클라라 뷜이 발과 머리로 연달아 골문을 노렸으나 빗나갔다. 한국은 전반 36분 지소연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 득점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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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독일의 높은 제공권 앞에 애먹었다. 후반 11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레아 쉴러아 뒤꿈치 패스로 연결했다. 포프가 머리로 밀어 넣으며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 반칙이 지적됐다.
한국이 다시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3분 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이번에도 포프가 머리에 맞혔다. 공이 골대를 맞고 나가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은 후반 18분 천가람을 빼고 신장 182cm의 박은선을 투입했다. 공격수인 박은선을 수비수로 변칙 기용하며 포프의 제공권을 틀어막았다.
위기를 넘긴 한국이 반격에 나섰다. 후반 25분 코너킥 상황에서 지소연이 직접 골문을 노렸으나 살짝 벗어났다. 한국은 추가 시간 9분까지 독일의 총공세를 막아내며 승점 1점과 함께 월드컵 여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