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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8회 등판한 김재웅의 ‘다이빙 캐치’는 홍원기 키움 감독이 꼽는 최대 승부처였다. 무사 1,2루 위기에서 상대한 문보경이 번트를 자신과 투수 사이에 띄웠는데, 김재웅이 그대로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았다. 직후 바로 2루로 송구해 아웃카운트 두 개를 단숨에 올렸다. 다음 타자 홍창기에겐 2루수 땅볼을 유도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경기가 끝난 뒤 김재웅은 “이런 장면을 야구 하면서 항상 그렸다. 내 꿈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공이 뜨자마자 ‘이건 무조건 다이빙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글러브에 잘 들어왔다”며 “송구는 학창 시절부터 연습도 많이 해서 자신감이 있었다. 주자가 당연히 나와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던졌다”고 돌이켰다.
앞서 7회 타선은 임지열과 이정후의 백투백 홈런으로 역전과 함께 분위기도 키움 쪽으로 가져온 상태였다. 하나의 실투만 나와도 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부담스러운 상황이기도 했다. 김재웅은 “그런 상황을 최대한 생각하지 않고 한 타자씩 승부하려고 했다”면서 “첫 타자가 번트를 칠거라고 예상하고 들어갔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재웅은 2이닝을 안타 하나 없이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세이브를 챙겼다. 그는 “2이닝은 처음이었지만 해보고 싶던 터라 부담되진 않았다.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면서 “9회엔 선배들과 친구들이 ‘들뜰 수 있으니 더 차분하게 하자’고 하더라. 나도 더 집중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모든 ‘로망’을 이룬 김재웅의 다음 꿈은 ‘V1’이다. 그는 “학교 다닐 때 우승을 해봤는데 진짜 좋더라. 프로야구에서도 꼭 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