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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핸드볼 '투잡' 뛰는 막내 국가대표 김민서 "언니들에게 많이 배워요"

이석무 기자I 2023.08.18 19:47:13
한국 여자핸드볼 ‘무서운 막내’ 김민서.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무서운 막내’ 센터백 김민서(삼척시청)는 대표팀 ‘투잡(two job)’을 뛴다.

2004년생으로 올해 19세인 그는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아 여자주니어핸드볼 선수권대회(19세 이하) 결승전(중국)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9골(2도움)을 책임지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민서는 대회 MVP로도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탁월한 기량 덕분에 김민서는 여자주니어 대표팀에 이어 성인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그리고 언니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동해를 건넜다. 김민서는 훈련에 매진하는 동료들을 위해 공을 배분하고, 목이 타는 언니들에겐 물도 공급한다. 경기장에선 교체로 투입돼 전광석화와 같은 몸놀림과 슈팅을 뽐내는 등 경기장 안팎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몸은 하나인데, 신분은 두 개인 탓에 힘들진 않을까. 18일 일본 히로시마 마에다 하우징 동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 2차전(중국)에서 33대20으로 이긴 뒤 만난 김민서는 “많이 못 쉬어서 체력적으로 힘든 면은 있다”면서도 “막내로서 자신 있고 패기 있게 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김민서는 이날 후반 11분에 처음 투입돼 22분에 첫 골을 맛보고 공격을 지휘했다. 전날(17일) 열린 인도전에선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고, 3골을 넣으며 53대14 대승에 힘을 보탰다.

김민서는 “(어제 데뷔전이) 기대가 많이 됐었다. 데뷔전인만큼 더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출전했다”며 “여자주니어 대표팀에선 제가 주장으로 팀을 리드했다. 반면 여기에선 언니들을 따라가며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무엇을 가장 많이 배우고 있을까. 김민서는 “같은 포지션(센터백)에 있는 (이미경, 강경민, 송혜수와 같은) 언니들이 확실히 노련미가 있고, 플레이하는 흐름 자체를 잘 알고 있다”며 “경기 운영 능력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표팀에서 제 역할은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허슬 플레이(hustle play)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로 삼척시청에 입단한 김민서의 키는 공식적으로 160cm. 핸드볼 선수 중에선 작은 편에 속한다. 이 때문에 국내 리그에서조차 활약이 저조할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김민서는 2022~23시즌 SK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득점 2위(142골)와 도움 4위(97어시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민첩성과 돌파력으로 첫해부터 맹활약했다. 신인상은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김민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부산시설공단과의 포스트시즌 챔피언 결정전(3전2선승제)에서 그는 팀 내 최다인 16골을 넣고 삼척시청을 우승으로 이끌며 챔프전 MVP까지 차지했다.

리그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바로 태극마크까지 단 김민서. 그는 “이번 예선전에서 소속팀 때만큼은 뛸 시간이 주어지진 않겠지만,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가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주말 동안 휴식을 취하고 21일 같은 장소에서 카자흐스탄과 예선 3차전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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