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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오세아니아 삼보연합은 지난 11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2023 아시아·오세아니아 삼보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도입된 여자 컴뱃 삼보 경기에 시각 장애인부와 마스터부 경기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물라옙프 회장은 ‘이데일리’를 통해 “이번 대회의 의미를 역사적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대륙 대회임에도 30개국이라는 많은 나라가 출전했고 아시아, 오세아니아 연합이 공식화된 총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아시아 선수권 대회가 아닌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권 대회로 첫발을 내디뎠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이 붙었다. 아시아·오세아니아가 함께 한 첫 대회였고 여자 컴뱃 삼보까지 개최됐다. 또 대륙 대회 최초로 시각 장애인 부와 마스터 부 경기도 열렸다.
특히 시니어 마스터 부는 50세부터 54세가 속한 M-4, 55세부터 59세의 M-5, 60세부터 64세가 경쟁하는 M-6 그리고 65세 이상이 함께 하는 M-7으로 구분됐다. 물론 이 안에서도 체급에 따라 경쟁을 펼쳤다. 최고령 선수는 카자흐스탄의 아이사리예프 졸시벡이었다. 1954년생으로 무려 69세의 나이에도 삼보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삼보가 성별, 장애, 고령 등을 뛰어넘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스포츠로 거듭나겠다는 시도였다. 물라옙프 회장은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게 어떻게 보면 아시아·오세아니아 대륙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며 “어떤 종목이든 정체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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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를 통해 첫선을 보인 시각 장애인 부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경기 전과 후 인솔자를 따라 매트 위에 들어섰지만 승리욕은 다르지 않았다. 메치기, 굳히기 등 갈고닦은 기술로 승부를 겨뤘다. 경기가 끝난 뒤엔 저기 어딘가에 있을 상대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는 스포츠 정신을 보였다.
물라옙프 회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고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숙소에서 경기장으로 올 때부터 인솔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숙소 역시 최대한 선수의 요구에 맞출 수 있는 곳을 고려해 대회를 개최했다”고 덧붙였다.
“삼보는 포용적인 종목”이라고 말한 그는 “원칙을 세우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이런 노력도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의 이런 움직임을 통해 시각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제도 개선까지 바라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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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라옙프 회장은 “지난 몇 년간 한국 삼보는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문성천 대한삼보연맹 회장의 노력이 컸다. 성과도 많았다”라고 입을 뗐다. 그는 “잠시 공백기가 있었지만 여러 대회에 선수들을 꾸준히 내보내고 있다”며 “기량 역시 뛰어나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매번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다는 걸 느끼고 잠재성도 높다”며 “다시 한국에서 많은 대회가 개최돼 서로 교류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물라옙프 회장은 “한국 선수를 넘어 한국 사람을 보면 높은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며 “더 많은 국민과 팬이 삼보에 관심을 두고 많은 응원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물라옙프 회장은 목표로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 채택을 말했다. 삼보는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에 포함됐다. 2021년 7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정회원으로 승인돼 올림픽 무대에도 도전 중이다.
물라옙프 회장은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으로 인정받는 게 목표”라며 “중국에 삼보연맹이 없어서 오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는 함께 하지 못했다. 정식 종목이 될 수 있게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아시아·오세아니아 연합이 됐기에 태평양 발전에 힘쓰면서 신생 연맹의 입성을 위해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