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톨스토이가 써도 쪽대본은 싫다"

양승준 기자I 2015.02.23 17:37:36

KBS2 새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제작발표회서

배우 김혜자가 23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극본 김인영·연출 유현기)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톨스토이가 다시 살아와서 드라마를 쓴다해도 쪽대본이면 안 한다.”

노배우 김혜자(74)가 “쪽대본을 쓰는 작가를 아주 싫어한다”며 한 말이다.

김혜자는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 셀레나홀에서 열린 KBS2 새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제작발표회에서 “연습만이 살길 인데 연기자가 대본을 보고 연구할 시간을 줘야 한다”며 “배우로서 대본을 읽고 또 읽으며 캐릭터의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일은 배우로서의 즐거움”이란 연기에 대한 철할을 들려줬다.

이는 ‘착하지 않은 여자’를 쓰는 김인영 작가 얘기를 하다 나왔다. “김 작가는 대본을 쓰면 ‘책 보냈습니다’란 문자를 꼭 보내준다”며 “방송 전에 이미 8~9회 대본이 나왔는데 그 대본을 받아 보고 또 보며 ‘아, 이거구나’라고 공부하는 게 배우들”이라는 게 김혜자의 설명이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뜨거운 피를 지닌 한 가족 3대 여자들이 미워하고 사랑하면서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 드라마다. 김혜자는 강순옥을 연기한다. 남편에서 버림 받았지만 요리를 하며 두 딸을 키워 당당한 어머니 역할이다. 김혜자의 드라마 외출은 2012년 JTBC ‘청담동 살아요’ 이후 3년 만이다. KBS 나들이는 2008년 ‘엄마가 뿔났다’ 이후 7년 만이다.

김혜자는 작품을 신중하게 고르기로 유명하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을 택한 이유로 김혜자는 “이야기가 신선하고 흥미로웠다”고 답했다. “오랫동안 연기 생활하며 대본을 많이 봤는데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새로웠다”는 게 김혜자의 말.

김혜자는 “내가 자원봉사로 아프리카에 있을 때 PD가 ‘선생님이 꼭 하셔야 한다’고 휴대전화 메시지를 여러차례 보내왔다”며 “그 좋은 마음이 고마웠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집으로 온 대본을 읽고 흥미를 느껴 이 작품은 하는 나도 재미있고 보는 분들도 재미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특히 극중 인물에 애정을 보였다. “강순옥은 아들을 낳지 못하면 죄인 취급 받건 시대에 살던 며느리로 움츠러 살다 남편이 다른 여자를 좋아해 집을 나가 자기 슬픔이 큰 인물”이라며 “이로 인해 자식들에 대해 소홀히 했다고 자책하며 자식들이 일이 잘 안풀리면 자기 탓이라 생각하는 엄마”라고 설명했다. 또 “평범한 여자도 책을 쓰면 12권은 나온다는 얘기가 있잖나”라며 “김 작가가 특별하게 잘 쓰고 있어 참 괜찮은 드라마가 나올거라 기대한다”는 당부도했다.

김혜자는 이순재와 극중 부부 사이로 나온다.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이후 24년 만의 부부 연기 호흡이다. 김혜자는 “아직 이순재 선생님과 대사를 안 맞춰 봤지만 언제나 이 선생님은 내게 선생님 같은 존재”라며 “당연히 작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촬영차 그리스로 출국한 상태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김혜자를 비롯해 채시라, 도지원, 장미희, 김지석 등이 나온다. ‘적도의 남자’ ‘태양의 여자’ 등을 쓴 김인영 작가의 신작이다. 연출은 ‘브레인’ ‘내 딸 서영이’ 등을 했던 유현기 PD가 맡았다. 25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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