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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해결하고 싶었다"...정근우, 혼자 북치고 장구친 하루

이석무 기자I 2020.06.12 22:30:40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10회말 1사 1, 3루에서 LG 트윈스의 정근우가 끝내기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백전노장’ 정근우(LG)가 북치고 장구치고 혼자 다했다. 정근우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경기였다.

LG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20 KBO리그 홈경기에서 정근우의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LG는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의 구위에 눌려 경기 내내 끌려갔다. 그나마 LG 선발 타일러 윌슨이 제구 불안으로 위기에 몰리면서도 5이닝을 2실점으로 버텨준 덕분에 접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승리 주역은 단연 정근우였다. 7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한 정근우는 이날 LG의 모든 득점 장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책임졌다.

0-2로 뒤진 3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정근우는 2루수 쪽 강습 타구를 날렸다. 롯데 2루수 안치홍이 이를 잡았다 놓치면서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정근우의 안타로 기록돼도 문제가 없었다. 1루에 나간 정근우는 이어진 볼넷과 희생번트,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1-2로 끌려가던 8회말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과감하게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이때 롯데 포수 지성준이 스트레일리의 원바운드 공을 뒤로 빠뜨렸고 그 사이 정근우는 3루까지 진루했다. 유강남의 좌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정근우는 다시 홈을 밟았다.

정근우는 연장 10회말 당당히 주역이 됐다. 선두타자 채은성이 좌중간 2루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진 보내기 번트와 볼넷으로 1사 1, 3루 상황. 타석에 들어선 정근우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뽑아 역전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했다.

정근우는 이날 포함, 개인 통산 끝내기 안타를 16개로 늘렸다. KBO 리그 역대 1위 기록이다. 2위인 김태균(11개·한화 이글스)보다 무려 5개나 많다.

정근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앞에서 (채)은성이가 기회를 잘 만들어줬고, (김)민성이가 번트를 잘 대줬다”며 “또 윌슨이 힘든 가운데서도 잘 버텨주고 팀 전원이 잘 버텨줘서 기회가 나한테 온 것 같다”고 승리 영광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어 “이번 계기로 슬럼프를 좀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에 꼭 해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정근우는 “심리적인지는 모르겠는데,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왠지 모르게 안좋아서 오늘도 특타를 쳤다”며 “오늘 특타는 (박)용택이 형이 배팅볼까지 던져주며 도와줬는데 뜻하지 않게 생각보다 더 큰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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