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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최종 5차전 총력 승부 끝에 KT 위즈를 꺾고 PO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LG를 상대로 1차전 무기력한 패배를 당하며 80.6%의 확률을 넘겨줬다. 다만 ‘언더독’의 반란은 여기서부터였다. 2차전 승리로 균형을 맞춘 뒤 3차전까지 가져오며 우위를 가져오더니, 이날까지 기세를 이어 3연승을 내달리며 반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홍 감독은 “잠실 1차전을 실책으로 아쉽게 내줬는데, 이후 2차전에서 타자들의 집중력 있는 모습과 중간계투진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 승리하며 계획했던 대로 1승1패를 거뒀다”면서 “덕분에 고척에서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서 좋은 승부를 했다”고 말했다.
1차전 조기강판 후 사흘 휴식을 치르고 선발 등판한 타일러 애플러는 이날 6이닝 7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가을야구 첫 승을 신고했다. 가을 들어 경기력이 살아나던 푸이그는 이날 역전 타점에 쐐기점까지 책임지며 2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홍 감독은 “1차전에서 애플러가 못 던져서 일찍 내린 게 아니다. 흐름상 실책이 겹쳐서 중간계투진 점검과 4차전 구상 차원에서 그랬다”면서 “오늘 1회 1실점하고 출발이 힘들었을텐데 6회까지 소화해주면서 마운드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서도 큰 기대를 하고 싶다”고 칭찬했다.
이어 “푸이그는 포스트시즌 이전 각오처럼 개인 성적보다 팀 승리를 우선하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특히 더그아웃에서 하는 세리머니나 응원이 선수단을 뭉치게 하고 있다. 그라운드에서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그런 모습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웠다.
이제 키움은 내달 1일 인천 원정을 떠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출발한다. PO를 4차전에서 끝낸 만큼 사흘 간의 여유가 생겼다. 준PO를 최종 5차전까지 치르며 강행군을 이어온 선수단에겐 더 반가운 휴식이다.
홍 감독은 “또 5차전까지 하면 선발부터 시작해 모든 게 어긋나는 상황이었다. 계획한대로 사흘의 시간을 번 게 저희한테는 큰 소득”이라며 “안우진부터 에릭 요키시, 애플러까지 재정비할 수 있어 선발 투수 로테이션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만 제일 힘든 것 같다. 선수들은 워낙 똘똘 뭉쳐서 에너지를 그라운드에서 발산하는 중”이라며 “플레이오프 승리에 만족하지 않겠다. 남은 에너지로 한국시리즈에서 선수들과 맘껏 즐기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KBO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SSG 랜더스는 결코 만만하 상대가 아니다. 홍 감독 역시 자신들을 ‘도전자’라 칭했다. 그는 “정규시즌 만난 SSG는 선발이 강한 팀인 데다가 못지 않은 강타선을 보유했다.개막부터 끝까지 1위를 놓치지 않은 덴 분명 이유가 있다. 고비를 넘길줄 아는 강팀이라는 걸 느꼈다”면서도 “단기전이고 흐름을 좋게 탔다. 우리 선수들과 함께 멋있게 준비해서 한국시리즈를 대비하겠다”고 각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