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김세훈 영화진흥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영화계는 부산국제영화제 지원 축소 및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해 김 위원장의 퇴진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김 위원장은 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10일에는 영화진흥위원회 내부 게시판에 사퇴의 변을 남겼다. 김 위원장은 이 글에서 “우리 영화계에 불합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점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 임직원을 대표해 국민과 영화인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다이빙벨’ 사태가 불거진 이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예산 삭감으로 영화인들의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한국독립영화협회·한국영화감독조합·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한국영화제작가협회·여성영화인모임·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영화마케팅사협회 8개 단체가 업무추진비 사용과 관련해 업무상횡령 혐의로 김 위원장에 대해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또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등 단체는 여러 차례 성명을 통해 “지난 정권의 블랙리스트 실행기관의 기관장으로 부역했다”며 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영진위 관계자는 이데일리 스타in에 “8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문체부의 수리만 남아있다. 그때까지 근무를 하게 될 것 같다”며 “횡령 건은 혐의 없음으로 기각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원래 김 위원장의 임기는 12월30일까지다.
다음은 김세훈 위원장이 남긴 글 전문
안녕하세요! 위원장 김세훈입니다. 저는 지난 5월 8일(월)에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우선, 우리 영화계에 불합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점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 임직원을 대표하여 국민과 영화인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돌이켜보면, 부당한 요구에 우리 영화계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설명하고 법률적, 행정적 근거도 보여주며 나름의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많이 부족했음을 느낍니다. 영화진흥위원회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그동안 저에게 많은 기대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영화인들과 저를 믿고 따르며 고통과 아픔을 함께 해준 우리 위원회 임직원 여러분들에게도 고개 숙여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계와 더 많이 소통하고 조속한 시일내에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영화진흥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공공기관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영화진흥위원회와 관련된 논란으로 영화인 여러분과 영화진흥위원회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하며, 그동안 애정으로 지켜봐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김세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