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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홀(파5)에서 티샷한 공이 두 번 연속으로 나무를 맞고 코스 안으로 떨어지는 행운 덕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박현경(24)은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보며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박현경이 30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 모나용평 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쳐 최예림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에서 이겨 우승했다. 지난주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 이어 2주 연속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한 박현경은 시즌 3승에 통산 7승째를 달성했다.
박현경이 한 시즌 3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KLPGA 투어에서 한 명의 선수가 2주 연속 연장 끝에 우승한 것도 처음 나왔다.
1타 차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박현경은 경기 중반 최예림에게 선두를 내줘 끌려갔다.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남은 2홀에서 파를 잡아 승부를 연장으로 이어갔다.
18번홀(파5)에선 두 번의 행운이 찾아왔다. 정규라운드에선 티샷한 공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페어웨이 오른쪽에 있는 나무를 맞았다. 다행히 공은 나무를 맞고 코스 안으로 떨어졌고 3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뒤 파를 기록했다.
같은 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티샷을 잘 쳤지만, 바람의 영향으로 공이 휘어지면서 나무에 맞았다. 이번에도 공은 코스 안에 떨어져 위기를 넘겼다.
기사회생한 박현경 3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뒤 약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최예림은 버디 퍼트가 홀을 벗어났다.
박현경은 “18번홀에서는 그쪽(나무 방향)을 보고 치는 게 맞다. 그래야 시야가 편한 상태에서 다음 샷을 할 수 있다”라며 “처음 친 샷은 조금 열려 맞았고 공이 나무에 맞는 순간 2초 정도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코스 안쪽으로 떨어지는 게 보여 안도했다. 두 번째는 친 샷은 잘 맞았는데 바람을 타고 나무쪽으로 갔다. 운이 좋게도 둘 다 나무를 맞고 코스 안에 떨어졌다”라고 긴장됐던 순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선수 생활하는 동안 ‘2주 연속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꿈만 꿔봤지 이뤄지는 날이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라며 “지난주에 우승한 뒤라 이번 주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고, 그러면서 뜻밖의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라고 기뻐했다.
이날 우승으로 1억4400만원의 상금을 추가한 박현경은 시즌 상금(8억8663만1799원)과 대상(344점)에 이어 다승 경쟁에서도 이예원(3승)과 공동 1위가 돼 ‘트리플 크라운’(상금, 대상, 다승) 달성의 기회를 잡았다.
박현경은 “2020년 공동 다승왕을 받은 적이 있지만, 올해는 대상을 꼭 받고 싶다”라고 개인 타이틀 획득에도 강한 의지를 엿보였다.
박현경은 오는 4일부터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롯데 오픈에서 시즌 4승과 함께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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