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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한국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에서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한 박현경(23)은 투어를 대표하는 정상급 스타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그 뒤 이상할 정도로 우승의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올해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까지 9번이나 준우승에 머물러 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12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셋째 날 2라운드에서 박현경이 시즌 베스트인 5언더파 67타를 쳐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10일 개막했으나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1라운드가 취소돼 4라운드 72홀에서 3라운드 54홀 경기로 축소 진행되고 있다.
3승 이후 준우승만 9차례 기록했던 박현경은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했다.
경기를 마친 박현경은 “그동안 투어에서 단독 선두로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섰던 적이 없는 것 같다”라며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우승 이후 그동안 9번이나 준우승했는데, 10번을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듯이 저도 10번 찍어 보면 좋은 순간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프로 데뷔 이후 줄곧 프로골퍼 출신의 아빠 캐디와 함께했던 박현경은 올해 시즌을 시작하면서 전문 캐디로 교체하는 변화를 줬다. 하지만, 상반기까지 우승을 합작하지 못하면서 지난주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부터 다시 아빠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난 대회 공동 3위에 이어 이번 주 우승 경쟁에 나서 ‘부녀의 환상적인 호흡’을 다시 발산하고 있다.
이날 기록한 67타는 이번 시즌 박현경이 기록한 18홀 최저타수다.
박현경은 “아빠와 다시 호흡을 맞추면서 마음이 편해졌다”라며 “확실히 그린을 읽는 능력에선 나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지 경기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기가 없는 경기를 펼치며 선두로 나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두 차례 나온 ‘빅 세이브’였다.
1번홀(파4)에서 두 번째 친 공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지는 위기가 있었으나 파로 막아냈고, 10번홀(파4)에서는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지면서 페어웨이를 벗어나 러프가 깊은 경사면에 공이 놓였다. 두 번째 친 샷이 나무를 맞았으나 카트 도로에 떨어진 공이 계속 굴러가 그린 근처까지 갔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약 40야드에 불과했으나 둔덕을 넘겨 공략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세 번째 샷이 절묘했다. 그린에 떨어진 공은 홀 뒤쪽 약 6.5m 지점에 멈췄고 이 퍼트를 넣으면서 타수를 지켜냈다.
박현경은 “1번과 10번홀에서 큰 위기가 있었으나 두 번 모두 파를 기록한 게 오늘 시즌 베스트를 치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10번 홀에서 어이없는 티샷이 나왔으나 두 번째 샷은 나무에만 맞지 않으면 그린으로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쳤는데 최악의 상황이 나왔다. 그래도 운이 따라서 공이 그린 근처까지 갔고 어프로치와 퍼트까지 잘 따라주면서 파로 막을 수 있었다. 그 홀에서 페어웨이를 한 번도 밟지 못하고도 타수를 지킨 게 오늘 경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1타 차 선두로 최종일 경기를 남긴 박현경은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1타 차 공동 2위 이수진(27), 김민선(20)과 우승을 놓고 경기한다. 이수진과 김민선은 아직 우승이 없다.
최민경과 정지민이 나란히 7언더파 137타를 쳐 공동 4위에 올랐고, 이예원과 김시원, 정윤지, 임진희, 서연정이 공동 6위(이상 6언더파 138타)로 박현경을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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